5·18 희생자 유족에 사죄, 비자금 폭로한 손자 전우원에
"5·18 때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5·18 희생자 유족에 사과하고, 집안 비자금 등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씨에게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고 질책했다.
9일 MBC 'PD수첩'은 전두환 일가의 숨겨진 재산을 추적한 '전두환의 숨겨진 재산, 전우원 모자(母子)의 고백'을 방송했다. 우원씨는 할머니인 이씨가 머물고 있는 서울 연희동 자택을 찾아 "할머니, 미국에서 보러 오라고 하셔서 뵈러 왔어요. 많이 바쁘시죠? 사랑해요. 할머니"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우원씨가 미국에서 가족들의 비리를 폭로할 때 이씨는 "돌아와라. 제발 이 할미 품으로. 이 할미도 유방암 2기라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함께 최선을…"이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지만, 이날은 묵묵부답이었다.
며칠 뒤 이씨는 우원씨에게 보낸 답장에서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라고 꾸짖었다. 또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라고 했다.
제작진이 '할머니 만나면 무슨 얘기하고 싶냐'고 묻자 우원씨는 "할머니 잘 지내셨냐고. 비자금 관련해서 하실 말씀 있으시냐고. 제가 거짓말하는 거 같은지 아니면 진짜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라고 답했다.
우원씨의 비자금 폭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겨우 열한 살. 그 아이가 폭로하는 내용은 모두 그 어미가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우원씨의 아버지인) 재용 일가는 일본에서 돌아온 후 분가해서 살고 있었고, 일요일을 가족의 날로 정해 모여서 운동하거나 놀이공원에 가거나 오락실에 가는 (것) 등을 했기 때문에 손님을 일요일에 집으로 부르는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우원씨는 지난달 4일 KBS 1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하나회 등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고 항상 (할아버지가) 돈 봉투를 나눠 주는 게 관례였다"며 "액수는 (어머니가 말하길) 1,000만 원 단위로도 주고 100만 원 단위로도 줬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가족들이 일요일마다 관례적으로 배드민턴을 칠 때, 가족과 지인들에게 가르쳐주려 오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돈을 줬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또 "우원이는 아무리 허튼소리를 해도 내 피붙이라 끙끙 앓으면서도 참고 있지만, 우원이 친모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위자료로 받고 2007년에 이혼한 사람이 무슨 목적을 갖고 병든 아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지"라고 우원씨의 친모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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