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분리징수' 국무회의 의결에 11일 입장 내 비판
한국기자협회 등 6개 언론인 단체,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도 "공영방송 독립성 보장을 논의하라" 촉구
11일 국무회의에서 TV 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해 KBS가 시행령이 공포되면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 "정부가 시행한 수신료 분리 고지가 공영방송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형태의 수신료 징수방식이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을 드릴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시행령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공포되면 즉시 시행된다. KBS는 "프로그램과 공적 책무 수행에 써야 할 수신료가 징수 비용으로 더 많이 쓰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정부는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는 사유로 '국민 불편 해소와 선택권 보장'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신료는 한전이 KBS에서 수신료 징수 업무를 위탁받아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통합 징수하고 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KBS가 스스로 수신료를 징수할 때 드는 비용을 최대 2,269억 원(2021년 TV수신료 6,807억 원 기준)으로 산정했다. 우편비와 청구서 제작비, 전산처리 인력비, 시스템 구축비 등을 가정했을 때 결과다. 인력비와 시스템 구축비를 빼고 비용을 최소화해도 수수료의 27%인 1,850억 원이 징수 비용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됐다.
KBS는 "수신료 징수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징수 과정에서 벌어질 사회적 혼란과 갈등으로 인해 국민 불편이 가중될 위험도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KBS는 입법예고 기간을 40일에서 10일로 단축한 것을 두고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며 헌재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냈다.
한국기자협회 등 6개 언론인 단체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신료 분리 징수를 "폭거"라 규정했다. 대신 이들은 "공영방송 공적 재원의 독립성과 안정성 보장을 논의하라"며 시민, 노동자, 학계, 공영방송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엔 수신료 징수 근거를 법률로 확정할 방송법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논의할 것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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