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 엄살인가, 현실인가
편집자주
‘박석원의 정치행간’은 국회와 정당, 용산 대통령실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치적 갈등과 타협, 새로운 현상 뒤에 숨은 의미와 맥락을 훑으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내년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여야 모두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120석이 전체 판세를 좌우한다는 것을 전제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오랜 기간 갇혀있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높게 나온다는 점이 우려하는 배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것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파장 등이 수도권 스윙보터 중도층에 어떻게 작용할지 민심을 가늠하기 힘든 게 걱정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16일 본보 통화에서 “하반기에 들어섰는데도 국정지지율이 40%에 못 오르고 집권 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총선이어야 정상인데, 당 지도부는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만 민주당의 공천물갈이 가능성이 ‘양날의 칼’이 될 것이란 분석이 주목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 혁신위가 현역의원 평가 하위 30%에 공천 불이익을 강화하겠다는 건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게 지켜지면 의원 168명 중 50명가량 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신인 등장에 따른 신선감도 있지만 선거 현장에선 현역의원 프리미엄이 없어진다는 얘기”라고 규정했다. 지역구에서 현직 의원의 영향력이 사라지면 선거에서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은 양면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120석 중 국민의힘이 18석으로 민주당(97석)에 크게 뒤지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여당이 유리하다는 단순비교다.
여기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 판도가 뒤바뀌긴 점도 거론된다. 신 교수는 “서울 구청장과 서울시의회를 보면 국민의힘이 2배로 많고 경기·인천은 절반 정도로 팽팽하다. 드러내놓고 개입할 수는 없으나 기초단체장 등을 보유한 쪽은 지역 현장조직이 활성화돼 실제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우위의 판세가 좁혀질 수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나오는 정당지지율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이재명 대표 구속여부와 관련한 민주당 상황에 전체 선거구도가 어떻게 잡힐지가 중요하다”면서 “친명계 30명, 비명계 30명을 뺀 나머지 100명은 그래서 여론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중도층은 윤 대통령 마이너스 100점, 이 대표 마이너스 100점을 각각 떠올리다가 필연적으로 국정책임세력을 어떻게 심판할지로 마음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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