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홈 1위 업체 아마존
생성 AI 탑재한 새 음성비서 공개
이제 알렉사는 '거의' 사람과 같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아마존 제2본사에서 열린 연례 신제품 발표 행사. 데이비드 림프 아마존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이 이렇게 말한 뒤 태블릿PC 앞에 섰다. 그가 "알렉사, 대화하자(Let's chat). 너는 어떤 풋볼팀을 가장 좋아해?"라고 묻자 태블릿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 비서 알렉사가 "저는 시애틀에서 왔어요. 그래서 저는 시호크스를 가장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이어진 '가장 최근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도 알렉사는 거침없이 답했다.
이 정도 대화는 기존에도 가능했기에 별로 놀라지 않는 관객들에게 림프 부사장은 "새로워진 알렉사는 '알렉사'를 다시 불러 깨우지 않아도 대화의 맥락을 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다음 시호크스 게임이 언제야?"라고 외쳤고 알렉사는 "이번 일요일입니다"라고 했다. '알렉사'를 특별히 부르지 않았는데도 이전까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 질문이 자신을 향한 것임을 알고 대답한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미국 스마트홈 1위 업체인 아마존이 생성 AI와 만나 더 똑똑하고 수다스러워진 음성 비서 알렉사를 공개했다. 알렉사는 애플 아이폰에 들어 있는 '시리'처럼 아마존이 만든 스마트TV·태블릿·스피커 등에 탑재돼 있다. 한국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알렉사가 들어있는 기기는 지금까지 미국 등에서 10억 대 넘게 판매됐다. 아마존이 진화한 알렉사를 통해 노리는 건 두 가지다. 생성 AI 경쟁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애플·구글 등이 추격해 오고 있는 스마트홈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강화하는 것이다.
답변 지연되고 엉뚱한 말도... 아직은 불안
이날 아마존이 공개한 시연 영상에 따르면 새 알렉사와의 대화는 사람 간 대화에 확실히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우리 축구팀 어제 어떻게 됐어?"라는 이용자 질문에 알렉사는 평소 이용자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 결과를 읽어주기도 했다. 팀 이름을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이용자와 평소 나눈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답한 것이다. 아마존은 "앞으로는 시를 지어 낭송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챗GPT나 구글의 바드가 '글'을 통해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AI라면 알렉사는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는 AI인 셈이다.
다만 이날 새 알렉사는 무대 시연 중 연결이 끊긴 듯 5~10초 뒤에야 대답하거나 사람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아마존은 새 알렉사를 스마트 기기 신제품부터 차례로 적용할 계획인데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보안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령 이용자가 명령하지도 않았는데 알렉사가 문을 여는 것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용자 위치 따라 홈 화면 바꾸는 태블릿도 선봬
아마존 측은 이날 새로워진 알렉사와 함께 다양한 스마트 기기 신제품도 선보였다. 집 안의 다른 스마트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태블릿 신제품 '에코쇼8'(3세대)의 경우 이용자의 위치에 따라 홈 화면 표시 내용이 달라지는 기능이 추가돼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가 멀리 있을 땐 현재 기온만 아주 큰 글씨로 표시하고 이용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시간대별 기온 등 보다 상세한 날씨 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알렉사와 대화하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는 스마트 안경 '에코 프레임' 신제품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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