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장식한 천, 독일 장애인 단체 통해 굿즈로"
IFA 화두 '지속가능성' 맞춰
밀레도 "지난해 전시 부스 그대로 활용"
9월 초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지속가능한 마을'을 주제로 참가한 LG전자가 전시에 쓰인 구조물까지 재활용에 나섰다. 친환경이 전 세계 기업의 중요 목표 중 하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형 전시회에서 많이 나오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탠다는 취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IFA 2023 전시관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천장을 가득 채웠던 패브릭(천) 장식을 수거한 뒤 독일 장애인 비영리단체 '리히텐베르거 베르크슈테텐(LWB)'에 전달했다.
베를린에 있는 LWB는 장애인 600여 명의 직업 훈련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대형 행사에서 썼던 천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에도 LG전자가 전달한 약 200㎏에 달하는 패브릭을 활용해 장바구니, 파우치 등 3,000개 넘는 업사이클링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패브릭 재활용으로 전시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폐기물 5.6톤... "쓰고 버리는 방식에 대응해야"
최근 산업계는 물론 미술관과 박물관 등 문화예술계에서도 지속가능한 전시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 전시 컨설팅 업체인 '미트그린'에 따르면, 보통 사흘 동안 1,000명의 방문객이 찾는 대형 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5.67톤(t)에 이르며 이 중 3.48톤은 바로 땅에 묻는다. 환경 보호를 강조한다는 대형 전시들이 큰 폐기물을 낳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전시장에선 너무 많은 자원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IFA 역시 지속가능성을 주요 주제로 삼은 만큼 이 같은 시도가 있었다. LG전자는 전시관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과 친환경을 핵심 과제로 세우고 전시 품목별로 칸막이를 많이 쓰는 전시 대신 하나로 연결된 전시장 디자인을 추구해 전시 후 폐기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가벽을 최소화했다. 또 테이블과 의자 등 다양한 집기는 유럽 법인에 보내 또 다른 전시나 마케팅에 재활용할 예정이다.
독일의 가전사 밀레는 'IFA 2022'에 썼던 전시 부스를 대부분 그대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밀레 측은 "부스의 대부분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재조립·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모듈화했고, 가구도 대부분 구매하는 대신 빌렸다"면서 "박람회에서 자주 보이는 '쓰고 버리는 사고방식(throw-away mentality)'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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