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마무리, 제재 착수
강사 경력 허위 기재, 합격 실적 과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입 수험생을 모집하기 위해 합격 실적 부풀리기, 집필진 경력 허위 기재 등 부당 광고를 한 입시 학원·출판사 9곳의 덜미를 잡았다. 윤석열 정부가 하반기 들어 칼을 뺀 '사교육과의 전쟁'은 전반전 격인 조사 단계를 마무리했다.
공정위는 4일 5개 입시학원, 4개 출판사의 19개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7월 사교육 카르텔 해체 주무 부처인 교육부로부터 부당 광고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달 말까지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조사관이 법 위반 행위를 적시해 보낸 심사보고서는 검찰 공소장 격이다.
공정위는 9개 사업자명은 아직 제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연 매출액 수천억 원대의 대형 학원도 들어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앞서 부당 광고 조사 과정에서 입시업계 상위권인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등이 공정위 현장조사를 받았다.
심사보고서에 들어간 주요 위법 행위는 △교재 집필진·강사 경력 허위 표시 △대학 합격생 수 과장이다. 구체적으로 5개 사업자가 교재 저자, 학원 강사를 홍보하면서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수능 출제 경력이 있다고 광고했다. 일부 사업자는 수능 검토위원에 불과했거나 모의고사 출제만 해본 적 있는 저자, 강사를 수능 출제 경력자로 둔갑시켰다.
4개 사업자는 수강생의 대학 합격률을 실제보다 과장해 광고했다. 또 1개 사업자는 수강료 관련 기만 광고로 공정위에 걸렸다. 수강료 환급을 앞세워 수험생을 모집한 학원이, 정작 환불 요청에는 각종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발뺌한 사례다.
공정위는 4주간 해당 학원·출판사의 심사보고서 관련 의견을 들은 후 법원 1심 격인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심의에 착수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현직 교사와 입시학원 간 문제 거래 행위를 포착하고 일부 교사를 고소하기도 했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교육과의 전쟁이 수사, 제재 심의 등 후반전으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가 이번처럼 제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진행 과정을 알린 건 극히 이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건 공개는) 최근 사교육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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