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신화 임오경 민주당 의원 인터뷰>
어릴 때 스포츠를 몸에 익혀야 즐길 수 있어
"도심 속 체육 인프라 구축 땐 규제 완화해야"
생존 수영 의무? 수영장 없는데 법부터 만들어
"1인 1스포츠 의무화 + 스포츠 포인트제 필요"
편집자주
한국 스포츠, 어떻게 기억하나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크게 도약한 우리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힘과 위로를 줬습니다. 하지만 저력의 K스포츠가 위기에 섰습니다. 프로 리그가 있는 종목조차 선수가 없어 존망을 걱정합니다. 반면 라이벌 일본은 호성적을 거두며 멀찍이 달아났습니다. 희비가 엇갈린 양국 스포츠 현실을 취재해 재도약의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스포츠 선진국이 되려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몸으로 익혀야 해요. 학교 체육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경기 광명시 지역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학교 체육과 생활 체육을 더 키워야 한국 스포츠의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일보가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기획보도를 통해 제시한 것처럼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체육에 참여해야 스포츠 인재 발굴을 위한 저수지가 넓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핸드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임 의원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체육 활동을 하던 중 운동 능력을 알아본 교사의 권유로 핸드볼을 시작했다.
"체육 수업, 최소 2시간 연속 해야 효과적"
-학생들의 체육 참여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학교 체육 수업은 아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체육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은 정규 체육 수업이 없는데,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독립된 체육 수업을 해야 한다. 일본에서 핸드볼 선수와 감독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지켜보니 일본은 방과후 스포츠클럽이 굉장히 활발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체육 활동에 참여한다. 공부와 운동을 따로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시스템이다. 아이들 일상에 운동이 들어가도록 다양한 참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내실 있는 체육 수업도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체육 수업을 최소 두 시간 동안 연달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시간 수업의 경우, 옷 갈아입고 운동장 집합하다 보면 스포츠 활동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다. 다만 샤워시설이 교내에 설치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땀을 흘린 채로 수업을 받게 되면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입시 제도의 틀을 뒤집어야 체육 활동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동의한다. 공부만 강조하는 현행 입시 제도에 변화를 줘야 한다. 스포츠 활동을 점수화하는 대신 리더십이나 사회성 평가 지표를 만들어 팀 종목에서 활동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체력장 부활도 검토해볼 만하다."
"인프라 확충하고 스포츠 포인트제 확대를"
임 의원은 체육 활동의 밑바탕인 스포츠 인프라 확대를 위해선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더 이상 '우생순 신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임 의원의 생각이다.
-인프라 확대와 활용을 위한 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도심 속 하천 가까운 곳에 파크골프장을 지으려면 각종 환경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친환경 소재 사용을 대폭 늘려 환경오염이 없도록 하면 된다. 체육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무조건 안 된다고 막을 문제가 아니다. 또한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입법과 정책도 중요하다. 세월호 사태 이후 초등학교에서 생존 수영을 의무적으로 배우는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수영장은 확보가 안 됐다. 아이들이 수영 배우러 30분씩 걸어가는 경우도 많다. 법안만 만들고 실행은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스포츠 선진국이 되려면 법과 현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내년 총선이나 향후 의정 활동에서 반영하고 싶은 체육 정책이 있다면.
"튼튼한 생활체육 토대 위에서 체계적으로 엘리트 체육을 키워야 한다. 예를 들면, 경기도에서 도입한 스포츠 포인트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싶다. 지역화폐처럼 지역에서 일정 시간 스포츠 활동을 하면 포인트로 돌려주고, 이것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학생들에게 '1인 1스포츠'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만하다. 어릴 때 체육을 몸에 익혀두면 성인이나 노인이 됐을 때도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운동을 즐길 수 있고, 의료비 지출 감소를 통해 건강보험 적자 폭도 줄일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