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인명 피해 40%가 "대피 중"
"화재 상황 감안해 대피 여부 판단해야"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청이 지난달 마련한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 매뉴얼 배포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무조건 대피'보다 '일단 대기'가 안전할 수 있다"며 화재 상황을 고려한 대피요령을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28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는 8,233건으로 1,075명(사망 111명, 부상 964명)의 인명 피해가 났는데 이 중 40.3%(사망 24, 부상 410명)가 대피 중 사고였다.
이같은 통계를 들어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시 무조건 '대피' 보다 화재 발생 장소와 불길, 연기의 영향 등 여건을 파악해 상황에 맞게 몸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피 과정에서 계단이나 통로로 유독가스가 확산해 연기 흡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경기 수원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나 상층 입주민들이 대피하다 연기에 의해 주민 1명이 숨졌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불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고, 40여 분 만에 모두 꺼져 오히려 집 안에 대기하는 편이 안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소방청은 4월 초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관련 전문가 18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전담팀은 7개월 간 현장 조사와 입주민 및 안전관리자 인터뷰 등을 통해 피난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대피 요령에 따르면, 자신의 집에 불이 났을 때 ①현관을 통해 대피할 수 있다면 계단으로 지상이나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②현관 불길이나 연기 등으로 대피하기 어렵다면 경량 칸막이나 하향식 피난구 등으로 대피하거나, 욕실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물이 흐르게 한 뒤 대기하는 게 안전하다. ③다른 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엔 불길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집 안에서 대기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 ④집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면 지상이나 옥상으로 대피하고, 대피가 어렵다면 문을 닫은 뒤 젖은 수건으로 틈새를 막은 뒤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소방청은 해당 매뉴얼을 입주민용·관리자용으로 제작해 배포한다. 또 각 소방서는 내년 1월까지 각 아파트의 관리소장·소방안전관리자·경비인력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면 교육을 실시한다. 매뉴얼은 소방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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