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철, 영화 '댓글부대' 인터뷰
올해 데뷔 10년차
다작 행보 속 굳건한 소신은?
배우 김성철이 어느덧 데뷔 10년차를 맞이했다. TV, OTT, 영화까지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쓰임새를 100% 활용하고 있는 김성철의 목표는 오롯이 '다작'이다.
최근 김성철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영화 '댓글부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손석구와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출연했다. '댓글부대'는 개인의 욕망이 앞서는 기자 임상진(손석구), 온라인 여론 조작 전문 팀알렙(김성철·김동휘·홍경)까지 전형성을 탈피한 캐릭터로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더불어 스크린에 펼쳐진 인터넷 화면과 SNS 등 인터넷 게시글과 같은 영화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는데 실화 모티브가 된 사건들이 작품의 사실성을 높였다.
극중 김성철은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팀알렙의 리더 찡뻤킹(이하 찡)을 맡았다. 찡은 여론 조작 의뢰 과정에서 빠른 상황 판단과 스마트한 면모로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게 되고 조직적으로 움직일 계획을 세운 인물이다. 찡을 포함해 팀알렙의 스토리 작가이자 댓글부대의 제보자 찻탓캇(김동휘), 온라인 여론 조작에 빠져든 키보드 워리어 팹택(홍경)이 한 팀을 이룬다.
실제로 안국진 감독의 팬이었기 때문에 대본을 받고 기대감에 가득 찼다는 김성철은 "작품적으로, 또 팀 케미도 좋았다.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간 했던 모든 작품과 공연들에게 아쉬움이 있다. 어렸을 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아쉬움을 느끼곤 끝난다.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캐릭터 표현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궁극적 목표로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고민이 필요했다. 이를 두고 김성철은 "연기는 옳고 그름도, 정답도 없다. 정답을 찾아야 하지만 못 찾을 때 예민해진다. 짜증이 날 땐 산책하고 음악을 듣는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안국진 감독은 찡에 대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성격으로 혼자 도덕적인 척하는 인물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철은 인물의 애매모호한 경계선에서 밸런스를 맞췄고 찡에게 캐릭터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했다. 시각적으로 특징을 부여하면서 인물 고유의 매력을 꾀한 것이다. 아울러 인물이 갖고 있는 명석함, 지적인 면을 강조하자는 지점도 있었다. 이렇게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단다. "단순히 생각만으로 안 된다고 느꼈어요. 표현을 좀 더 했어야 했어요. 제 표현의 한계를 느꼈던 지점입니다. 완성본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 감독님의 '오케이'를 믿는 편입니다."
인터뷰 도중 유독 아쉽다는 언급을 많이 한 것을 두고선 김성철은 "좋은 부분도 많다.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다. 이 신을 잘 만들자는 마음으로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이 모였다.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서로가 생각한 것에 대해 논의하고 각자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다"라고 만족스러웠던 면모를 드러냈다.
원작의 소재를 가지고 왔지만 영화 고유의 이야기로 또 다른 작품이 탄생했다. 김성철은 시나리오를 고를 때 함께 임하는 이들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작품관을 전했다. "대본을 보고 촬영하는 배우들, 감독님을 만났을 때 같은 방향을 본다고 느낄 때 선택해요. 아무리 캐릭터가 좋아도 방향을 다른 곳으로 보고 있다면 하지 않아요. 현장이 좋고 재밌어야 연기도 잘 담기거든요."
배우들의 조합도 만족스러웠던 지점 중 하나란다. 김성철은 "손석구 배우가 처음으로 '댓글부대'에 합류했고 저는 김동휘 홍경와 비슷한 시기에 캐스팅됐다. 이 조합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영화에서 많이 보던 얼굴들이 아니다. 관객들이 '저 배우는 누구야' 라고 할 텐데 신선함이 좋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석구 배우를 리딩할 때 회식할 때나 만났다. 호흡을 맞추지 않아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를 지금까지의 위치로 올라서게 만든 것은 조연부터 쌓은 내공과 경험이다. 스스로 역시 그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했다고 느꼈고 이는 김성철의 무기가 됐다. 이 가운데 영화 '올빼미' 속 호연은 김성철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강하게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 '올빼미' 이후 좋은 대본을 받게 됐고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다고 다시금 깨닫는 기회가 됐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김성철의 꿈은 '다작'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이렇게 일하고 연기하는 것이 너무 재밌어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열일하는 것보단 저라는 배우가 쓰일 수 있다면 다 하는 편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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