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경쟁사인 구글과 제휴 모색
MS, 구글 딥마인드 출신 인재 영입
오픈AI 차기 ‘GPT-5’ 버전, 올여름 출시 전망
[아로마스픽(85)]3.18~22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애플이 구글과 계약조건이나 서비스 이름까지 포함된 면허(라이선스) 계약을 논의 중이다.”
예삿일은 아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랫동안 맞수로 으르렁댔던 양 사의 인연을 감안하면 이런 관계 설정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 사의 상황이 녹록지 않단 얘기로도 들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의해 알려진 양 사의 물밑 접촉 정황이다. 통신은 이어 “조만간 선보일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 18’에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탑재를 위해 필요한 생성형 AI 파트너 모색 차원이다”라며 양사의 협업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애플의 입장에선 자사 간판 제품인 아이폰에 AI를 내장시킨 ‘아이(AI)폰’ 출시로 최근 판매 부진으로 고심 중인 아이폰 판매 확대와 함께 뒤늦게 뛰어든 생성형 AI 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단 측면에서 나쁠 게 없는 카드다. 구글 또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에 내준 생성형 AI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애플과 동맹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통신은 또 “(2022년 11월 말 챗GPT 출시로 생성형 AI 시장을 개척한 오픈AI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시장에선 구글과의 협력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라고 보도했다. 실제 양 사의 제휴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전 한때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6% 선에서, 애플 주가도 2% 안팎에서 각각 오름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테크 업계에 새판 짜기가 한창이다. ‘적과의 동침’까지 감행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판세를 강요한 ‘태풍의 눈’엔 생성형 AI가 자리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지구촌을 강타한 생성형 AI는 전반적인 사회 이슈와 트렌드까지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형성됐던 경쟁 구도 등을 뒤로한 채 선택적 제휴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궁지 몰린 애플-구글, '맞손' 출구 전략 모색
천하의 애플도 대세로 굳어진 생성형 AI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최근 대대적인 내부조직 개편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조치다. 애플은 실제 지난 2014년부터 천문학적인 투자와 함께 ‘타이탄’이란 코드명하에 진행해왔던 일명 ‘애플카’에서 하차하고 올 들어 해산된 대부분의 해당 인력 등을 AI 조직으로 이동시켰다. 이미 ‘게임체인저’로 굳어진 생성형 AI 시장에 올인하고 나선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선 뒷북 대응이지만 시시각각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대내·외 환경을 감안하면 애플에겐 떠밀려서 강요된 선택으로도 읽혔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미 법무부는 21일 16개 주(州)와 함께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위반 소송에 나섰다고 밝혔다. 50% 이상의 자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경쟁사들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SW) 이용 차단 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까지 가져왔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식은 당일 1,130억 달러(약 150조 3,691억 원) 규모의 애플의 시가총액을 증발시켰다.
애플은 앞선 이달 초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음악 실시간이용(스트리밍) 시장에서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18억4,000만 유로(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 처벌도 받았다.
생성형 AI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MS와 오픈AI에게 빼앗긴 구글 또한 애플과의 연합전선 구축에 긍정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오픈AI에 주도권을 내준 이후, 다급하게 지난해 2월 당시 첫 생성형 AI로 공개됐던 ‘바드’는 잇따른 답변 오류로 망신당한 데 이어 최근엔 최신형 거대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까지 내장한 AI챗봇 바드 역시 아인슈타인을 흑인으로 묘사하면서 또다시 굴욕적인 수모만 겪었다. 이처럼 생성형 AI 시장에서 고전 중인 구글도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애플과 협업은 매력적인 출구 전략으로 다가갈 수 있다.
MS, 맞춤형 인재 영입...AI 시장 선두 굳히기 돌입
이런 상황에 대비라도 한 듯 MS도 분주한 모습이다. MS는 19일 AI 기업인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자사의 AI 사업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MS 블로그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술레이만이 MS에 합류해 AI 챗봇 코파일럿과 그 밖의 AI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인 'MS AI'를 이끌게 된다”고 말했다. 술레이만은 MS의 수석부사장 겸 'MS AI'의 최고 책임자로, 향후에도 나델라 CEO에게 직접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술레이만은 2010년 데미스 허사비스 등과 함께 딥마인드를 창립한 멤버로, 2014년 이 회사가 구글에 5억 달러(약 6,715억 원)에 인수된 이후에도 구글에 남아있었지만 2022년 퇴사했다. 그는 이후 또 다른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를 공동 창업해 인간과의 친화력에 초점을 맞춘 챗봇 파이(Pi)를 선보였다. 빌 게이츠 MS 공동 창업자는 지난해 5월 AI 관련 행사에서 "향후 AI 개인 비서를 개발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 이라고 전망하면서 "인플렉션 등 일부 스타트업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MS의 AI 신설 조직엔 술레이만과 함께 인플렉션 AI를 공동 창업해 이끌어온 AI 과학자 카렌 시모니언도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의하면 오픈AI의 차기 LLM으로 주목된 ‘GPT-5’ 버전은 이르면 올여름 소개될 예정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한국 스타트업들과 만난 자리에서 “GPT-5는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GPT-5의 발전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큰 실수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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