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5세트 풀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 승리
불운 딛고 일어난 현대건설, 창단 이래 2번째 통합우승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13년만에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꿈을 이뤘다. 지난 시즌 뒷심 부족으로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현대건설이 8년 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셈이다.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은 역대 두 번째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 2(22-25 25-17 23-25 25-23 15-7)로 꺾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에서 1~3차전을 모두 이기며 당당히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
매경기 풀세트 접전 끝에 승기 잡아
현대건설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흥국생명과 승점 1점차로 1위에 올라 챔프전에 직행했다. 양팀 모두 챔프전 우승이 간절했기에 챔프전에서는 매 경기 치열한 풀세트 접전이 벌어졌다. 여자부 챔프전 1~3차전이 모두 5세트까지 치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 한 세트를 먼저 내주며 다소 흔들리는 듯 했지만, 2세트에서는 꾸준히 6~8점차를 앞서 나가며 분위기를 다잡아 반격에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모마를 필두로 이다현과 정지윤이 날아 오른 끝에 1세트 46.34%에 그쳤던 공격성공률이 2세트에서는 51.61%로 반등했다. 3세트에서는 모마가 홀로 11득점을 올리며 선방했지만, 삼각편대를 이룬 흥국생명의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 윌로우, 레이나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했다.
4세트에서는 양팀 모두 총력전을 벌이며 관중들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결국 23-23까지 가며 초접전 상황이 됐으나 윌로우의 서브가 아웃된 데 이어 모마의 백어택이 성공하면서 승리의 저울추가 현대건설로 기울었다. 정관장과 3차례 PO를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흥국생명은 5세트에서 지친 기색이 선명했고, 반면 챔프전에 앞서 약 11일간 휴식기를 가진 현대건설은 더욱 기세를 몰아 15점까지 내달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불운 딛고 일어난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이번 통합우승으로 그간의 불운도 말끔하게 씻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4번의 시즌 중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두 차례나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자부가 조기 종료되면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세 번만에 통합우승을 했다"며 "전에도 기록을 갈아치우며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운이 안따라줬는데, 이번에 이렇게 해내니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막판에 체력적인 부담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이겨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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