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위 공론화위, 시민 숙의토론회 개최
2주간 주말 네 차례 토론 거쳐 22일 결과 발표
첫날 '재정안정' '소득보장' 전문가 발표 팽팽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13일 시민대표단 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숙의토론회를 열었다. 공론화위가 의제숙의단을 꾸려 지난달 마련한 두 가지 연금개혁안을 두고 시민대표단이 전문가들과 함께 학습하고 토론해 공론을 형성하는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연금특위는 이번 주말(13, 14일)과 다음 주말(20, 21일)까지 네 차례 숙의토론회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22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총론 격으로 '연금개혁의 필요성과 쟁점'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전문가들은 '연금재정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을 각각 개혁 방향으로 강조하며 팽팽히 맞섰다. 앞서 의제숙의단이 제시한 개혁안은 △더 내고 더 받는 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이다. 소득대체율은 연금 가입 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재정 안정을 강조하는 쪽인 김도형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55년 연금기금이 소진되는 지금 상황을 방치해 모든 연금 지출을 보험료 수입만으로 충당하는 완전부과식으로 전환된다면,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26%로 3배가량 폭증하고 이후에는 최대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민이 이 정도 보험료를 부담할 용의가 있어 보이지 않고, 기성세대가 보험료율 9%로 보장받았던 소득대체율 40%를 자녀 세대는 보험료율 30% 이상을 부담해야 보장받는 것이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도 "연금개혁은 현세대와 미래 세대가 모두 안심하고 연금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득 보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더 내고 더 받는 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석 교수는 "소득대체율을 10% 올리는 데 보험료율 5% 인상이 필요한데, 보험료율을 1%만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려 하면 적자 구조가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득 보장을 중시하는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빈곤율 40%는 우리 국민 상당수가 노인이 되면 빈곤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는 선진국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금 재정 고갈 우려에 대해서는 "국가 성장률이 연평균 2.5%로만 유지돼도 한 세대 뒤엔 국내총생산(GDP)이 2배가 된다", "연금 보험료는 임금에 한정하지 않고 자산이나 비임금소득에도 부과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국민연금의 보장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지 않고 노인 빈곤을 방치한다면 미래 세대가 사적으로 져야 하는 책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갈 교수는 "국민연금은 적금이 아니라 가입자가 매달 보험료를 연금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바로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연금기금 소진이 제도를 유지할 수 없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론화위는 이번 일정을 마친 뒤 연금특위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이달 29일 이전에 최종안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시민대표단 의견이 국민 의견이자 가장 중요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21대 국회 임기 내에 연금개혁안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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