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서 2번째 공연
논란의 13일 공연보다 안정적 보컬 선보여
라이브 가창 보완 위해 쓰인 AR에 비판도
K팝 업계 "라이브에서 AR 사용은 흔한 일"
"지난주 공연보다 훨씬 좋아졌다. 연습 많이 한 듯." vs "AR(미리 녹음된 음원) 90%, 라이브 10%."
13일(현지시간)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공연에서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그룹 르세라핌이 2주 차인 20일 공연에서는 훨씬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됐다. "라이브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AR을 너무 많이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인 것. AR은 연주와 가수의 보컬을 함께 녹음한 음원을 가리키는데, 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하는 무대에선 보컬만 미리 녹음한 음원을 AR이라고 한다. 라이브 AR은 곡 전체의 보컬을 녹음하기도 하고 일부 파트만 녹음하기도 한다.
퍼포먼스 줄이고 보컬에 집중...음 이탈 적어
20일 밤(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시의 엠파이어 폴로 클럽에서 열린 ‘코첼라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2주 차의 이틀째 사하라 스테이지에선 르세라핌의 공연이 펼쳐졌다. ‘코첼라! 준비됐나요?”라며 등장한 허윤진을 시작으로 다섯 멤버가 미니 3집 수록곡 ‘굿 본스’를 배경으로 무대 중앙에 오르자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소속사 쏘스뮤직에 따르면 첫 공연에는 3만여 관객이 모였고, 이날 사하라 무대 앞에도 비슷한 규모의 관객이 운집했다.
르세라핌은 ‘안티프래자일’과 ‘피얼리스’를 시작으로 13일 처음 공개한 신곡 ‘1-800-핫-앤-펀’, 마지막 곡 ‘파이어 인 더 스카이’까지 40분간 총 10곡을 불렀다. 첫 공연과 곡 선정과 순서는 같았다. 멤버들의 의상이 바뀌었고 ‘언포기븐’에서 나일 로저스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제외하면 13일 공연과 큰 차이는 없었다. 김채원과 허윤진은 “코첼라에서 공연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긴장한 티가 역력했던 첫 공연과 달리 이날 무대에서 멤버들은 한층 안정된 가창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의 강도를 줄이고 보컬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비교적 여유롭게 공연을 진행했다. 음정이 벗어나거나 목소리가 흔들리는 순간은 눈에 띄게 줄었다. 라이브 가창과 AR이 합쳐지면서 보컬이 첫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텁고 풍성하게 들렸다.
다만 실제 멤버들이 부르는 목소리만 방송됐던 첫 공연과 달리 AR 보컬이 전달되면서 유튜브로 중계를 지켜보며 실시간 채팅을 나누던 시청자들 사이에선 논쟁이 일었다. 라이브 보컬과 미리 녹음된 소리가 섞인 것을 두고 “라이브도 아니고 립싱크도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강도 높은 안무를 하는 라이브에선 AR과 함께 노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르세라핌이 유달리 AR을 많이 쓴 것은 아니다”라는 반박도 나왔다.
"안무 격렬한 K팝, 라이브 공연서 AR 비중 30~70%"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떨까. 중견 K팝 기획사의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관객 촬영 영상을 볼 때 첫 번째 공연에서도 미리 녹음된 음원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 유튜브 송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라이브 보컬 위주로 내보낸 듯하다”고 말했다. “안무가 중요한 K팝 그룹들은 라이브 공연에서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위해 대개 AR을 적게는 30%, 많게는 70% 정도 쓰기 때문에 르세라핌이 (20일 공연에서) 특히 많이 썼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부연했다.
실제로 해외 팝계에서도 라이브 콘서트에서 미리 녹음된 음원을 사용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안무가 크지 않은 가수나 일부 록 밴드도 가창 또는 악기 연주에서 AR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유명 K팝 기획사 관계자는 “무대 위에서 격한 춤을 추거나 뛰면서 스튜디오 녹음처럼 완벽하게 노래하는 건 무척 어렵다”며 “K팝 라이브 특성상 보컬 못지않게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중요하기에 미리 녹음된 음원으로 라이브 가창을 보완해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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