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교권 통합 조례 입법예고
내달 도의회 심의 거쳐 7월 중 시행 목표
기존 학생인권조례 폐지 싸고 반대 목소리도
서울, 충남 등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놓고 교육청과 지방의회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를 합친 통합 조례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통합 조례가 제정되면 개별 조례인 학생인권조례는 사실상 폐지돼 야당이 과반수인 도의회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을 3일 입법 예고한데 이어 9일 통합 조례안을 놓고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학생, 교직원뿐 아니라 학부모(보호자)의 권리와 책임을 확정하고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 및 연수, 실태조사 진행 등의 내용이다. 기존 ‘학생인권조례 개정안’과 ‘교원의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합쳐 만들어진 것이다.
도 교육청은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침해 문제가 공론화되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보장한다고 주장하며 이 조례의 개정과 교사들의 수업권을 강화한 ‘교권보호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이에 경기도의회가 학생인권과 교권을 포괄하는 조례 제정을 제안했고 도 교육청이 이를 수용하면서 지금의 통합 조례안 틀이 마련됐다는게 도 교육청의 설명이다. 도 교육청은 입법예고가 끝나는 이달 말 조례안을 확정해 다음 달 경기도의회 심의를 거쳐 7월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보수성향의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추진하는 통합조례안에 대해 도 의회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조례 제정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쟁점은 통합 조례 추진하면 내용상 중복되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가 부칙을 통해 폐지되는 점이다. 조성환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조례 제정 취지에 공감했을 뿐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협의하거나 찬성한 적은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통합 조례를 추진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황진희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도 "심의에 들어가봐야 결과를 알수 있다"고 말했다. 조례안을 심사하는 도의회의 교육기획위는 여야 동수라, 상임위 통과할 수 있을지부터 불확실하다.
통합 조례 내용도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학생인권조례에 담긴 학생의 권리가 통합 조례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통합 조례에는 두발·복장의 개성 존중, 아간자율학습 금지 등 조항은 빠져 있다. 수업 중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 등 8가지 책임 조항도 생겼다.
이에 대해 임 교육감은 “새 조례에는 학생이 수업 받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을 큰 골격에서 권리와 책임에 관해 명시했다”며 “야간자율학습 금지 여부 등 세부적 내용은 일단 담지 않았는데 세부 시행규칙에 넣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식상 기존 학생인권조례 등은 폐지되는 것이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을 명시해 서로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통합 개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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