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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가 불 붙인 OTT 속 '흡연 논란'...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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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가 불 붙인 OTT 속 '흡연 논란'... 문제는

입력
2024.05.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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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 기안84 흡연 논란으로 시작된 OTT 규제 장치
실내 흡연 외에는 제지 수단 없는 실태
현실적으로 촬영장 감시 어려워
"청소년 흡연 유도한다" 지적도

방송인 기안84가 27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방송에 출연해 연기하는 도중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방송인 기안84가 27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방송에 출연해 연기하는 도중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방송인 기안84가 'SNL 코리아' 녹화 도중 흡연을 했다가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다. 이희준 편에서도 역시 같은 행위가 이뤄진 것을 보아 이는 우발적 사고가 아닌 설정이란 점을 알 수 있다. 기안84의 논란으로 인해 우리는 OTT 내 흡연 장면의 규제가 다시금 필요함을 깨닫게 됐다.

최근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는 기안84에게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과태료) 제3항 제2호에 따라 10만 원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보건소 측은 과태료 부과에 앞서 행정절차법 제21조(처분의 사전통지)에 의거 당사자에게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는 기안84가 출연한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즌5로부터 야기된 논란이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SNL 코리아' 기안84 편에서 기안84는 90년대 시대상을 배경으로 한 콩트 도중 실제로 담배 피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SNL 측은 "그 시대에 대한 풍자"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기안84와 출연자들에게 과태료 처분을 내려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기안84가 해당 담배에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과태료 처분이 취소되지만, 끝내 처분이 내려졌다. 이희준 편에서 흡연을 한 정성호와 김민교 또한 같은 처분을 받았다.

기안84의 흡연은 논의된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다. 'SNL 코리아' 제작진이 의도나 추후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순간이지만 본지와의 통화에서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국민건강증진법 9조 4항 제16호에 따르면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건축물과 공장 및 복합용도의 건축물은 시설 전체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금연 구역에서 실내 흡연 시 1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지창욱도 실내 흡연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지창욱이 출연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측은 현장 메이킹 영상으로 지창욱과 신혜선 등 배우들이 스태프들과 함께 실내 촬영장에서 리허설 중인 모습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지창욱이 실내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창욱이 손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들고 있는 점을 들어 실내 흡연으로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몸집을 불리자 소속사 스프링컴퍼니는 "부적절한 장면으로 보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며 "지창욱도 부적절한 행동임을 인지하고, 많은 분께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실내 흡연보다 중요한 문제는?

기안84의 흡연을 다룬 'SNL 코리아'는 OTT에 속하기 때문에 때문에 방송법상 규제는 피했다. 현행 방송심의에관한규정 28조에는 '방송은 음주, 흡연, 사행행위 사치 및 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 가운데 OTT나 유튜브의 경우 규제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해당 논란에 대한 제재는 실내 흡연 뿐이다.

실내 흡연의 경우 보건소 입장에서는 상시 감시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산동구보건소 관계자는 본지에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않는다. 별다른 신고가 들어가지 않는 이상 촬영 중 실내 흡연이 이뤄지는지 확인이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아직까지 촬영 중 흡연 장면에 대한 장치, 특히 OTT 영역 안에서는 규제할 장치가 없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외 OTT 7개사의 인기 순위 상위 드라마 14편 중 12편에서 흡연 장면이 나왔다. 해당 보고서는 OTT가 청소년의 흡연이나 음주를 조장하는 주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논의 필요를 강조했다. 올해 2월 정부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의 흡연 장면 묘사를 줄여야 한다고 계보건기구(WHO)에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청소년금연상담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를 시청한 후 흡연이 멋있다고 따라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담배를 피우는 인물이 멋있게 나오는 콘텐츠를 보며 따라 하려는 욕구를 갖는 것"이라면서 "청소년들은 모방학습을 잘하는 시기다. 단순히 흡연 뿐만 아니라 콘텐츠 속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따라 한다. 청소년들은 콘텐츠 속 흡연하는 행위를 보며 '학습'하고 담배에 대한 이미지를 멋지고 쿨하다고 바라본다. 무의식 중에 체화되는 것이다. 흡연 장면을 고스란히 내보내는 일부 방송 채널들을 비롯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콘텐츠를 시청하고 당장 흡연 욕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선택지 중 하나가 흡연이 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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