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딸 증여 의혹에 "세무사가 절세 자문"
아내 로펌 채용 "직무수행 사실 확실"
"'채 상병 특검법', 국회 논의는 존중"
대통령 조사 "일반론적으로는 동의"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가 17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 논란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는 딸에게 부동산을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엔 "세무사의 절세 자문"이라고 했고, 배우자를 본인 로펌의 운전기사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엔 "직무를 틀림없이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공수처 최대 현안인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 후보자의 인사청문에서는 예상대로 가족 관련 논란이 최대 쟁점이 됐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송구하다"며 먼저 고개를 숙였지만, 이내 "위법·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 후보자의 아내는 남편이 속한 법무법인 금성에서 차량 운전 및 외근직 실장으로 근무하고 2억 원 이상의 급여를 받았다는 특혜 채용 의혹을, 20대 외동딸은 어머니가 소유한 경기 성남시 땅을 재개발로 가격이 뛰기 전 가족 간 거래로 팔아 증여세를 아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배우자 채용을 두고 여야 위원 모두 그를 강하게 쏘아붙였다. "근무한 것처럼 속여 급여를 받았다면 사기죄(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잘못하면 횡령·배임뿐 아니라 법인세 탈루(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오 후보자는 "아내가 소송 업무를 지원하거나 운전기사로 수행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맞섰다. "운전기사로 채용됐던 2019년에 저도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데, 꽤 큰 교통사고가 나 이후 치료를 위해 퇴직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앞서 오 후보자 측은 배우자의 근무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딸의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은 일부 인정했다. 오 후보자는 증여세 절감 추궁에 "거래 형식을 택한 건 여러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당시 세무사를 통해 합리적인 거래 자문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절세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사죄한다"고 말했다.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아파트 하나 정도는 마련해줘야 한다는 소박한 생각에 했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그의 딸은 스무 살이 되던 2020년 8월 오 후보자에게서 3억 원을 증여받아, 어머니가 소유한 성남 땅 60.5㎡(약 18평)와 해당 지번 소재 건물을 4억2,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 지역에 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시세가 10억 원을 호가할 수 있지만, 오 후보자 딸이 낸 증여세는 4,850만 원에 불과해 세테크 비판이 제기됐다.
각종 개인신상 의혹에 적극 답변하던 그는 정작 공수처 현안 질문이 나오자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직 구체적 보고를 받지 않았다며 주로 "일반적으로는"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오 후보자는 수사외압 의혹의 특검 실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국회 입법권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일반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존중의 의미는 국회 논의와 별개로 공수처는 묵묵히 일하겠다는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수사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으로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일반론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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