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행안부 지방시대위 '4자 회담'
TK "국방 외교 빼고 자치, 예산권 달라"
2026년 출범 목표로 행정통합 추진
대전·세종·충남·충북 연합 '조건부승인'
11월 명칭 변경, 올해 출범도 가능
부산·울산·경남 '초광역경제동맹' 출범
부산 경남은 지난달 행정통합 용역 발주
광주·전남 '서남권 메가시티' 구상
'先 교통경제 기능, 後 행정통합'
"영향 크고 이해 맞물려 신중 접근해야"
한동안 잠잠했던 행정구역 통합 바람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다시 불면서 자치단체 연합과 경제동맹 등 메가시티를 추진해온 전국의 지자체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지리적 통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권과 예산권을 대거 넘겨받아 수도권 중심주의를 탈피하겠다는 청사진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도 적극 지원을 약속한 터라, 통합행보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다음 달 4일 공식적으로 논의에 들어간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4자 회담을 갖고 추진 방향과 정부의 지원방안 등 청사진을 내놓는다.
2019년부터 추진됐으나 민선 8기 들어 2년 가까이 뒷전에 밀려나 있던 TK행정통합은 홍 시장이 불을 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구경북이 인구 500만의 대구직할시로 탈바꿈하면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될 것"이라며 "2026년에는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도 "이번 통합은 연방제 '주정부' 수준의 자치정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권한을 이양받아 허울뿐인 지방자치제를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23일에는 양 측의 실무단 회의도 열려 통합 광역단체의 명칭과 위상, 기능, 광역·기초단체 사무분담, 조세와 재정 관계 재설정 등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구경북통합추진단을 설치키로 했다.
TK가 통합의 불씨를 살리기는 했지만 가장 앞서가는 곳은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가 추진하는 연합 형태의 '충청권 특별지자체'다. '충청권 지방정부연합 규약'의 '지방정부' 표현에 이의를 제기하던 행안부가 지난 20일 명칭 변경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했기 때문이다.
4개 시도지사가 대체 명칭을 결정한 후 각각 의회를 통해 11월 말까지 명칭을 바꾸면 올해 안에 출범도 가능하다. 현재로선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월 '초광역경제동맹'을 출범한 부산과 울산, 경남은 이미 초광역권발전계획과 시행계획을 내놨다. 이 중 행정통합도 추진 중인 부산과 경남은 지난달 통합 필요성과 구상, 미래상, 현안 협력사업 발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부울경은 당초 연합 형태의 메가시티를 추진하다 출범을 눈앞에 둔 2022년 9월 지자체 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그 후 부산과 경남은 지난해 2월 '행정통합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서남권 메가시티'를 구상하고 있는 광주·전남은 교통과 경제 등 기능을 먼저 통합한 후 행정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말 메가시티 정책을 검토하고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와 서남권 메가시티 구축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교통망과 산업경제 기능에서 역할이 제대로 분담되면 행정통합은 나중에 해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구역 통합은 주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지자체와 정치권, 공무원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 시장이 통합지자체의 명칭을 '대구직할시'로 못 박자 이 지사가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제일 조건이고, 명칭과 청사 위치 등 민감한 사항은 충분한 논의과정이 필요하므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행정구역 통합은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고 앞으로 2년간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걸린 선거도 없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서적 문제도 많아 유리그릇처럼 깨지기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신중한 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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