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최우선'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가보니
배터리 화재 방지 시스템 직접 개발해 특허 출연
전력·냉방·통신 등 이중화...지진·홍수·태풍 피해도 방지
이것도 이중화해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제품을 두 개씩 뒀습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
11일 방문한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있는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한순간도 서버 가동을 중단시킬 수 없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2022년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에서 교훈을 얻어 배터리 화재 대응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고 각종 재해 대비책도 꼼꼼히 챙겼다.
카카오는 이날 데이터센터 안산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정신아 대표는 "한국에서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모두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데이터센터는 1월 가동을 시작했고 이르면 이번 주부터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의 데이터 저장과 수·발신을 맡는다. 연면적 4만7,000㎡ 크기로 총 12만 대의 서버를 담을 수 있으며 모든 서버가 들어오면 6엑사바이트(EB·1엑사바이트는 10억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넣을 수 있다.
'배터리 화재' 막기 위한 대책에 총력
카카오는 센터를 설계하면서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실제 카카오 내부에선 사건 발생일을 따서 '10·15 사태'라 불리는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겪었던 경험이 설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센터는 전원 공급이 끊어질 때 비상시에 서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무정전전원장치(UPS)실을 배터리실과 따로 뒀다. 배터리 화재 당시 가까이 있던 UPS가 한꺼번에 고장 나면서 비상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카카오 서비스가 일시에 '다운'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특정 배터리에서 일어난 화재가 다른 배터리로 번지지 않게 방염천을 설치하고 소화 약제와 냉각수를 분사해 맞춤형 화재 진압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카카오가 직접 만들었으며 특허 출연도 했다. 지진·태풍·홍수 등도 대비했다. 데이터센터 건물은 리히터 6.5 이상의 강진과 초속 28미터의 강풍을 견디도록 설계됐으며 1층은 지표면에서 1.8m 띄워 지었다.
2022년 사태 당시 카카오의 핵심 문제점으로 지적된 '이중화' 또한 안산 데이터센터의 설계를 관통하는 열쇳말이다. 전력, 냉방, 통신망 등을 최소 2개씩 확보했다.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 2개가 모두 문제가 생기면 거의 곧바로 1층에 위치한 비상발전기가 움직인다.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서버가 계속 동작할 수 있도록 한 '24시간 무중단' 설계다.
이렇게 센터의 물리적 안전을 확보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카카오톡이 이상 없이 가동되는 건 아니다. 최근 세 차례에 걸쳐 발생한 카카오톡 장애는 성능 개선을 위해 서버 내 파일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내부 작업 절차에 대한 지적을 받았고 보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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