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1차례만 금리 인하 시사
7연속 동결… 9월 인하 가능성 감소
의장 “5월 물가 진전… 자신감 아직”
‘강(强)달러’를 부추기는 미국의 고(高)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한 차례만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연준은 1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열어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7회 연속 동결이다. 지난해 7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 온 연준은 같은 해 9월 인상을 멈췄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최고 수준 그대로다. 한국(연 3.50%)과의 금리 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로 변함없다.
아울러 연준은 연내 1회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별도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만든 표)로 연말 금리 수준을 5.1%로 예측하면서다. 3월 회의 직후 전망치인 4.6%보다 0.5%포인트 높다. 인하 횟수 전망이 3회에서 1회로 바뀐 것이다. 19명의 회의 참석자 중 8명이 두 차례, 7명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내년 말 미국 금리가 4.1%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3월 전망치(3.9%)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대보다 인플레 둔화 빠르면 대응”
파월 의장의 태도는 신중했다. 그는 이날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최고치인 7%에서 최근 2.7%로 크게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현재의 경제 지표들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확신을 아직 연준에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3%로 4월(3.4%)보다 둔화하고 예상치(3.4%)도 하회한 데 대해서는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치로 향한다는) 신뢰를 쌓는 데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현시점에서 긴축 정책 완화(금리 인하)를 시작할 만큼 연준이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노동 시장이 예상 밖으로 약해지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 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데이터에 따라 긴축 완화 시점을 앞당기거나 금리 인하 횟수를 늘릴 가능성도 열어 둔 것이다.
애초 9월 금리 인하설에 무게를 실었던 시장에서는 연말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 개선 지표가 나왔지만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FOMC는 7, 9, 11, 12월 네 차례 남아 있다.
S&P500, 사상 첫 5400선 돌파
연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 의향을 밝혔지만 물가 상승세 둔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주식 시장에 호재가 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특히 S&P 500 지수가 전장보다 45.71포인트(0.85%) 오른 5,421.03에 거래를 마쳤는데, 해당 지수가 5,400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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