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팔꿈치 피로누적으로 1군 엔트리 말소
23일 한화전 등판도 무산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왼손 투수인 양현종(KIA)과 류현진(한화)의 17년 만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KIA가 팔꿈치에 이상을 느낀 양현종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하면서다.
KIA는 19일 “전날 왼쪽 팔꿈치에 이상을 느낀 양현종이 이날 서울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단순 피로 누적이라는 소견을 받았다”면서도 “양현종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밝혔다. KIA는 양현종을 대신해 김승현을 콜업했다.
전날 광주 LG전에 선발등판한 양현종은 5회초 김범석을 3루수 앞 땅볼로 잡을 때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한참 동안 주저앉아 팔꿈치를 잡고 있던 양현종은 마운드로 올라온 정재훈 투수코치, 트레이너와 얘기를 나눈 뒤 다시 피칭을 이어나가 오스틴 딘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를 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정확한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벤치의 결정이었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간 후 야구팬들의 관심은 그의 23일 한화전 등판 여부에 쏠렸다. 양팀의 선발로테이션상 류현진과의 매치업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투수는 2007년 4월 29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대결을 펼친 뒤 서로를 상대한 적이 없다. 17년 전 승자는 8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이었다. 신인이었던 양현종은 1.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에 그쳤다.
양현종은 전날 경기 후 다음 선발등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팔꿈치가 약간 낀 느낌이었는데 트레이너가 풀어주니까 괜찮아졌다. 내 느낌에 부상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류)현진이 형과 상대하고 싶지 않지만 솔직히 피할 생각은 없다. 로테이션상 던져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진 후에도 양현종은 전화통화로 이범호 감독에게 정상적으로 다음 등판을 소화하겠다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상태에서 ‘토종 에이스’ 양현종까지 큰 부상을 당하면 KIA의 우승 도전에 적신호가 켜지기 때문이다. 19일 현재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91.2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이 감독이 ‘강제 휴식’을 부여한 배경이다. 결국 양현종은 장기 레이스를 고려한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양현종은 열흘만 쉬고 1군 엔트리로 복귀한다. KIA와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맞아떨어진다면 이른 시점에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두 팀은 다음 달 19일에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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