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에 슬롯 이관 눈앞
'몸집 키우기' 크로아티아 취항 뒤 지연 잇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의 잇따른 운항 지연에 유럽연합(EU) 항공당국이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할 가능성을 밝혔다. 티웨이항공으로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유럽 취항이라는 뜻밖의 기회를 앞두고 악재를 만난 셈이다.
베라 타바레스 EU 항공안전국(EASA) 대변인은 20일 '유럽 취항을 앞두고 티웨이항공이 정비 문제 등으로 지연 사태가 반복되는데 조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EASA는 적절한 조치를 할 준비가 됐다(ready to react appropriately)"고 답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유럽 4개 노선(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일부 반납하는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 슬롯 일부를 티웨이항공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앞서 티웨이항공은 5월 16일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신규 취항했다. 단거리에서 장거리로 항공사 운항 능력을 키우는 '몸집 키우기'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이후 기체 이상에 따른 출발 지연이 잇따랐다. 13일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이 11시간 미뤄진 일이 대표적이다. 같은 날 인천발 자그레브행 여객기에 기체 이상이 생기자 원래 오사카행으로 배치됐던 같은 기종을 대체 투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장거리 노선 기체·조종사 확보 충분치 않나
장거리 노선에 적합한 기체와 조종사 확보가 충분치 않은 데서 비롯된 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항공사의 인천발 자그레브행 항공기(A330-300)는 항속 거리가 부족해 중간기착지(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급유 후 크로아티아로 향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유럽 일부 노선 슬롯 이관과 함께 준비 중인 항공기 대여, 조종사·승무원 파견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도 티웨이항공에서는 13일 태국 방콕발 인천행 TW184편(20시간 지연), 14일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11시간 지연), 15일 인천발 싱가포르행 TW171편(1시간 지연) 등 출발 지연이 잇따랐다. 17일에도 일본 구마모토발 인천행 TW276편이 약 네 시간 출발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티웨이항공 측은 EASA 반응을 놓고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아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최근 잇따른 여객기 출발 지연에는 "안전 운항을 위해 불가피한 정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지만 승객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안전 관리를 더 철저히 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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