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연 서울시립대 교수 분석
"버스 우선 신호X, 광역버스 증가"
"지하철 노선과도 경합, 경쟁력↓"
서울 시내버스가 중앙전용차로 도입에도 불구하고 승용차보다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우선 신호체계 도입과 노선 재조정 등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보연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초빙교수는 1일 대한교통학회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2007년 시속 22.3㎞에 달했던 중앙버스전용차로 속도는 2022년 시속 17.2㎞까지 느려진 반면, 같은 기간 승용차 도심 속도는 시속 14.4㎞에서 19.2㎞로 빨라졌다. 중앙전용차로 도입 초기 승용차보다 시속 8㎞가량 빨랐던 버스가 현재는 오히려 승용차 2㎞ 더 느려진 것이다. 그는 "2014년을 정점으로 대중교통 분담률이 점차 감소하고, 코로나19 이후 승용차 통행이 급증하는 한편, 전용차로 버스 통행속도는 승용차 통행속도보다 느려져 버스 경쟁력이 갈수록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그 이유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로 더 이상 확대가 곤란한 점, 경기도 신도시 확장과 경기도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로 노선 증설과 증차가 이뤄진 점, 경전철과 광역급행철도(GTX) 등 철도망과 겹치는 버스노선을 개선하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해결 방안으로는 '버스 우선신호체계' 가시행 중인 세종, 부산, 경남 창원처럼 신호체계 개선을 제안했다.
황 교수는 "버스 속도가 느려지는 바람에 코로나19 때 불가피하게 승용차를 이용했던 시민들이 다시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버스 우선 신호를 적용해 속도를 높여주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이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로 진입하는 외곽 철도 환승역에서 갈아탈 수 있도록 노선 조정과 주차장 신설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 원장은 경기도 버스 운행량이 너무 많은 점이 서울 시내 교통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서울·경기 경계 요충지에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선진국 도시에 비해 부족한 서울 버스 재정지원금 문제도 제시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서울 버스 요금(월별 요금 기준)은 뉴욕의 36%, 런던의 41%, 파리의 53%, 도쿄의 74% 수준이다. 반면 2022년 기준 요금 수입이 전체 운송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서울 54%로 뉴욕(23%), 런던(42.8%)보다 높았다. 외국도시에 비해 재정지원금이 크게 적다는 얘기다. 임 원장은 "버스 우대정책을 강화해 승용차 이용 급감 추세가 지속되도록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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