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100일 리포트]
B·C노선 대다수 공구
착공식 후 3개월 이상 공전
D·E·F노선은 예타 필요한데
국책 연구소 "타당성 떨어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 공구 대다수가 착공식 후 3개월 이상 지나도록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각 노선을 2028년부터 차례로 개통할 계획이지만 업계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관측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B노선 재정 구간은 5곳(1, 2, 3-1, 3-2, 4공구) 중 4곳이 첫 삽도 못 떴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까지 참석해 착공식을 열었지만 최근에야 간신히 사업자 선정을 마친 탓이다. 지난해 KCC건설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4공구를 제외한 1, 2, 3-1, 3-2공구는 이제 사무소를 꾸리는 등 착공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B노선 민자 구간도 이달로 예정한 착공 시기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토교통부가 아직도 실시계획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관계 기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실시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라면서도 시기를 단정하지 않았다. 승인 뒤에도 착공 준비기간이 더 필요하다. 여기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맡은 C노선도 개점 휴업 상태다. 착공식은 1월 열렸지만 컨소시엄은 아직 국토부에 착공계를 제출하지 못했다.
착공 지연 이유는 복합적이다. B노선 재정 구간 1~3공구는 낮은 공사비가 문제로 지적돼 입찰이 4차례나 유찰됐다. C노선은 컨소시엄과 대주단이 이자율 등 금융 조건을 놓고 이견이 있다. 토지 보상이 마무리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착공식은 사실상 총선용이었다”며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도 착공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GTX 기반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 여론도 사업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GTX는 도심을 관통하기 때문에 변전소나 환기구를 주거지에서 먼 곳에 설치하기 어렵다. 당장 B·C노선이 지나는 서울 동대문구와 중랑구, 경기 부천시 등지에서 기반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동대문구에서는 아파트 주민이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전담 조직을 꾸렸고 구청장과 국회의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D·E·F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조차 거치지 않았다. 국토부는 윤 대통령 임기 안에 이들 노선 1단계 구간이 예타를 통과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책 연구기관이 이들 노선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3월 내놓은 ‘수도권 GTX의 효율적 추진 방안’ 보고서에서 ‘D·E·F노선은 동두천·원주·남양주시 등 경제성을 창출하기 어려운 지역을 운행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어 노선 전 구간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며 ‘수도권 외곽과 비수도권 지역을 운행한다면 전체 노선의 타당성 확보가 어렵고 이는 민간 사업자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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