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닌 법정 밖 선고는 이례적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7단독
피고인 상황 및 신속한 재판 고려
뇌출혈로 거동은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70대 남성이 법정이 아닌 요양병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행을 선고 받았다. 법원이 아닌 법정 밖에서 선고공판이 이뤄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데 법원 측 설명이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 7단독(부장 김정태)은 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4개월 및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6일 오전 1시 10분쯤 야외 의류매장에 침입해 바람막이 등 옷 6벌(23만 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위해 30만 원을 공탁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지난달 27일 고양지원 법정이 아닌 고양시 덕양구의 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열렸다. 당초 A씨의 첫 공판은 지난해 11월 14일이었으나 A씨가 출석하지 않고 소재도 불분명해 구속영장까지 발부됐다. 이후 법원은 지난달에서야 A씨가 뇌출혈 등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사실과 요양보호사의 도움 없이는 거동은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신속한 재판 진행이 필요하고 △형사재판의 경우 피고인이 직접 출정하지 않으면 절차 진행이 어렵고 △피고인의 사정 등을 고려해 법원조직법 제56조 제2항에 따라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 A씨가 입원 중인 요양병원에서 직접 공판을 진행했다. 특히 A씨의 의사 전달 능력이 미약하다고 판단해 A씨를 보호하고 있던 B씨를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하게 해 재판을 진행했다.
법원 관계자는 “법정 밖 판결이 전국 최초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극히 이례적인 것은 맞다”며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직접 요양병원에 출석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사법서비스’를 구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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