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수지 89.2억 달러 흑자
상품·서비스·본원소득 모두 개선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 웃돌 것"
5월 경상수지가 2년 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호조를 지속하면서 6월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5일 한국은행은 '5월 국제수지(잠정)'를 내고 5월 경상수지가 89억2,000만 달러(약 12조 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이다. 4월 경상수지는 대규모 결산 배당 영향으로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5월 흑자 규모는 2021년 9월(95억1,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상품·서비스·본원소득수지가 모두 전월 대비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상품수지는 87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2021년 9월(95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수출이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8개월 연속 증가(전년 동월 대비)한 반면, 수입은 감소 전환한 영향이 컸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은 증가했으나, 반도체 제조용 장비, 화공품 등 비에너지류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감소는 생산라인 증설 공사 지연, 화공품은 배터리 수요 부진의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엔화 약세 영향으로 내국인의 일본 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는 소폭 확대됐지만, 해외 자회사가 보내 온 특허권 및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늘면서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가 흑자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7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해외 투자자에게 1분기 배당을 지급했지만, 4월 대규모 결산 배당 영향이 사라졌고 해외로부터 배당 수입도 안정적으로 유입되면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는 평가다.
1~5월 누적 경상수지는 254억7,000만 달러다. 한은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밝혔던 상반기 전망치 279억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6월 경상수지도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를 중심으로 상당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경상수지는 전망치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송 부장은 6월 경상수지에 대해 "6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3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인 80억 달러 흑자를 냈고, 분기 배당 영향이 약화해 본원소득수지도 흑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경상수지 전반에 대해 "수출은 예상에 부합했으나, 에너지 가격이 비교적 안정됐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도 예상보다 적었다"며 "수입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적어 예상보다 빠른 개선 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우리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그는 "그 영향은 급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원화 역시 엔화에 동조해 약세를 띠고 있고 △한국 수출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며 수출 경합도가 낮아진 데다 △주요 수출품 반도체는 환율보다 업황에 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와 철강 수출 및 일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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