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학생 정보 보호' 법안에 반발
캘리포니아 있는 두 회사 본사 이전키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소유 기업인 우주탐사회사 스페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의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텍사스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주정부가 성소수자 학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안을 도입한 데 대한 반발이다. 사업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이유를 든 셈이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스페이스X는 이제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텍사스주 스타베이스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엑스 본사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기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본사 이전은) 가족과 회사 모두를 공격하는 '이 법'과, 그 이전의 많은 다른 법들로 인한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전날 서명한 성소수자 학생 관련 법(AB1955)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B1955는 캘리포니아 내 학교가 재학생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본인 동의 없이 부모 등 타인에게 알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에서 이 같은 법이 제정된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다.
머스크는 뒤이어 올린 별도 게시물에서 "나는 1년 전쯤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종류의 법들 때문에 가족과 기업이 자녀 보호를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상, 캘리포니아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머스크는 2020년에도 주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발하며 "테슬라 본사와 모든 미래 사업을 텍사스·네바다주로 옮길 것"이라고 했었다. 그로부터 1년여 뒤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테슬라 본사를 실제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볼 때 "스페이스X와 엑스의 본사 이전" 발언 역시 공언(空言)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지지 성향인 머스크는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의 정책에 자주 불만을 드러내 왔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큰아들이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자신과 절연한 이후에는 성소수자 문제 등과 관련해 진보적인 교육 정책을 공개 비판하는 일이 많아졌다. 머스크는 최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그가 애정을 보이는 텍사스주는 보수 색채가 짙은 대표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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