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야기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스포일러(스포)’라 합니다. 어쩌면 스포가 될지도 모를 결정적 이미지를 말머리 삼아 먼저 보여드릴까 합니다. 무슨 사연일지 추측하면서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알 수 없었던 세상의 비하인드가 펼쳐집니다.
분주했던 도심이 잠잠해지고 어둑한 밤이 찾아오자 숭례문 위로 새 한 마리가 날아오릅니다. 1954년 이후 70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부지런히 독자들에게 전달해온 새 '한국이'입니다. 몸통엔 ‘한국일보’의 기사 헤드라인이 보이고 꽁지는 신문지로 곱게 접혀 있습니다. 그중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은 푸른색으로 변하는 머리와 날개입니다. 신문에서 시작했으나 바뀌어가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뉴스 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한국일보를 상징화했습니다.
한국일보 70주년을 맞이해 생성형 AI ‘미드저니’를 활용해 비둘기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제작했습니다. AI는 단순했던 명령어를 구체화할수록 점점 더 정교해졌습니다. 첫 명령어는 ‘신문 종이접기로 만든 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날아온다, 일러스트(A newspaper origami bird, flying left to right, illustration)'였습니다. 그러자 무채색으로 표현된 신문지로 종이접기한 새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실사의(real picture), 색색의(multicolored)’라는 명령어를 입력하자 사진3과 같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새의 머리 부분을 바꾸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의 새가 완성됐습니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언론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도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은 지난 4월 언론사 최초로 생성형 AI 활용 준칙을 제정하며 “기자들은 AI가 생성한 글, 이미지, 영상으로 현장을 기록한 기사, 사진, 영상을 대체하려는 욕망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본 사진 또한 합성 대신 장노출 촬영으로 보도사진의 ‘사실주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첫 명령어 입력 이후 명령어를 수정함에 따라 점차 변화했던 ‘한국이’의 진화처럼 ‘스포 주의’도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사진 콘텐츠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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