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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0.55% 오른 반면, 지방 아파트는 0.98%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상반기 집계 결과다. 1980년대만 해도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오르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큰 식이었으나, 근년 들어선 지방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서울만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7월 1주차 매매가격만 해도 서울은 0.20% 올라 지난주(0.18%)보다도 상승폭을 키운 반면, 지방은 0.04% 하락세를 이어갔다.
▦ 아파트값 상승세는 서울 내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6,793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그 외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236만 원을 기록해 격차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래 가장 큰 3,557만 원까지 벌어졌다. 강남 3구의 매매가는 지난해 하락했다가 올 들어 반등한 반면, 그 외 지역은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 지방보다 서울이, 서울 중에서도 강남3구 같은 인기지역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강하다 보니, 집값 양극화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매매 가격은 12억1,751만 원, 하위 20%(1분위)는 1억1,744만 원으로 5분위 배율은 10.4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10.4) 이후 좀 낮아지더니 다시 반등했다. 5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 역시 5.1까지 높아져 2018년 4월(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서울 집값 상승은 지난해 이래 각종 특례대출 및 규제완화 등 부동산시장 부양책, 공급 부족 우려,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점차 추세화해왔다. 특히 집값 상승세 와중에 강남3구 등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다시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 전반을 이끄는 모양새가 다시 형성된 건 주목할 만하다. 현 정부 들어 종부세가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강남불패’ 신화를 다시 살려낸 셈인데,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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