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정책금리 0~0.1%→0.25%"
3월 이후 추가 인상, 15년 전 수준 회복
"물가상승률 예측치 유지 시 계속 인상"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인상이자,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것이다. '금리 있는 세계'로 방향을 확실히 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30일 시작해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0.25% 수준으로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은행의 정책금리가 0.25%까지 오른 것은 2008년 12월 이후 15년 7개월 만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올해 3월, 약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후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한동안 동결하다 4개월 뒤인 이번에 추가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NHK는 "금리를 한 번 올렸다가 (몇 개월 만에) 추가로 인상한 것은 2007년 2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가 '금리 있는 세계'로 한걸음 더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결정 이유로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꼽았다. 지난 6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2.6% 상승, 27개월 연속 2% 넘게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와 물가가 예측대로 가고 있다"며 "2%대 물가 상승 목표가 안정적으로 실현돼 완화적인 금융 정책을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예측치를 유지할 경우를 전제로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슈퍼 엔저'(엔화 약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엔화는 달러당 161엔대까지 떨어졌는데,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유지돼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일본은행은 완화적인 금융 정책 조정을 위해 장기 국채 매입액도 감축하기로 했다. 기존의 월 6조 엔(약 54조1,800억 원) 수준인 국채 매입 규모를 2026년 1분기까지 3조 엔(약 27조 원)으로 줄일 방침이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은 올해 3월 말 시점에서 국채 발행 잔액의 53%를 보유하고 사실상 장기금리를 조절해 왔다"며 "보유 국채를 줄이는 '양적 긴축'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액 감축으로) 장기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매입액을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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