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임원진 3명 재판행
배상윤 회장은 해외 도피... 인터폴 적색수배
신규 바이오 사업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수백 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회사 임원진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해외도피 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이번 주가조작의 '몸통'으로 보고 신병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공준혁)는 31일 KH필룩스 전직 부회장 박모(55)씨와 안모(54)씨, 전 대표이사 안모(47)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미국 바이오 회사와 공동개발 사업을 할 것처럼 허위로 공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방법으로 약 6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해외도피 중인 배 회장은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배 회장 등은 2016년쯤 전기·조명 사업을 하는 코스피 상장사 KH필룩스를 무자본 인수해 2018년 미국 바이오 회사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받아 암 치료제를 공동개발한다고 허위 공시했다.
'임상 2상 진행 후 암 치료제 판매 예정' '암 치료제 원천기술 이전' '나스닥 상장 진행' 등의 문구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허위 호재성 보도자료도 지속적으로 배포했다. 신규 바이오 사업을 소재로 삼아 주가 부양과 차익 실현을 도모한 것이다. 해당기간 KH필룩스의 주가는 3,000원대에서 2만7,000원대까지 8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들은 주가가 오르자 법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차명 주식을 매도했다. 지인 명의로 가지고 있던 전환사채도 주식으로 전환해 팔았다. 이런 방식으로 일당이 챙긴 부당이득만 총 63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부회장 안씨를 지난달 필리핀 공항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국내에 있던 나머지 2명도 지난 8일 구속됐다. 총책으로 지목된 배 회장은 지난 2022년 해외로 도피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일반 투자자의 손실을 발판으로 거액의 부정한 이익을 챙기는 금융·증권 범죄 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 증권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 공정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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