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용의자, 최근 ISIS-K에 충성 맹세"
'팬들에 차량 돌진' '폭발물 설치' 등 계획
대규모 인원 모이는 공연장, 테러 노출↑
미국 최고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장 테러 계획을 세웠다가 붙잡힌 10대 용의자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에 충성을 맹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ISIS-K는 올해 3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약 150명을 살해한 테러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던 조직이다.
범행 동기는 "최대한 많은 이교도 죽이려"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스트리아 보안 당국은 수도 빈의 '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8~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스위프트 콘서트를 노리고 테러를 저지르려 한 용의자 두 명이 모두 1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 7일 테러 계획이 사전 발각돼 용의자 2명은 체포됐고, 사흘간의 공연도 전부 취소됐다.
보안 당국은 두 용의자 모두 ISIS-K와 깊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 내무부 산하 국가안보정보국장인 오마르 하이자위 피르치네르는 용의자 A(19)가 ISIS-K에 충성을 맹세하는 영상을 최근 온라인에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IS 쪽으로 급진화한 그는 이교도를 죽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용의자 B(17)의 집에서도 IS 및 알카에다 관련 자료가 다수 발견됐다.
A는 경찰 조사에서 "공연장 밖에 모인 팬들 쪽으로 차량을 돌진시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자 했다"고 범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통상 스위프트의 콘서트 장소 주변은 티켓 현장 구매를 시도하거나,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만이라도 들으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빈 경찰은 당초 공연장 바깥에 약 2만 명의 팬이 운집할 것으로 추정했었다.
A는 도끼 공격과 폭발물 설치도 계획했다고 한다. 과거에 근무했던 금속 가공 회사에서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화학물질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B는 콘서트 기간 중 용역을 제공하는 업체에 고용된 상태였다.
'스위프트 콘서트 테러'는 미수에 그쳤지만, 가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으로 커져 있던 안보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특히 많은 인파가 좁은 공간에 모여 있는 대형 공연장의 테러 위험 노출 우려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올해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은 물론, 그에 앞선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를 겨냥해 이뤄졌다. 이 밖에도 2017년 5월 미국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열린 영국 맨체스터아레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루트91 하베스트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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