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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 호텔 향응 파문

입력
2024.09.23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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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2004년 3월 1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수사 중인 김진흥 특별검사팀의 서울 반포동 사무실로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소환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3월 1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수사 중인 김진흥 특별검사팀의 서울 반포동 사무실로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소환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불편부당, 꺾이지 않는 언론의 진정한 용기는 불의한 권력을 감시할 때 빛난다. 2003년 7월 31일 자, 한국일보 1면 보도는 그 전형이다. 정권 실세의 불의한 행태를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이후 유사한 사태를 막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보도는 당시 청와대 양길승(사진) 제1부속실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이모씨로부터 사치스러운 향응을 제공받은 점에 주목했다. 양 실장이 이씨가 운영하던 충북 청주의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수차례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해당 지역 소문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 더도 덜도 없이 보도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양 실장은 그해 6월 28일 청주시 인근 청원군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 당원들과 식사를 한 뒤 일부 참석자 및 지역인사 5, 6명과 함께 청주 시내 K나이트클럽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또 나이트클럽 인근 R관광호텔에서 숙박한 뒤 이튿날 귀경했다.

당시는 새만금사업 헬기시찰 물의로 청와대 별정직 비서관 3명을 경질하는 등 공직기강이 강조되던 시기였는데, 정권 실세인 양 실장이 범죄혐의 피의자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정권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K나이트클럽과 R호텔 소유주 이씨는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당일 술자리에도 합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수사무마 청탁 의혹까지 낳았다.

반론이 불가능한 팩트 위주의 정확한 보도는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민정수석실에서 정확한 사실을 재조사해 그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인사위에서 논의, 8월 말 인사 때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 기사는 2003년 9월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점을 받으며 제155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최고점을 받은 이유는 한국일보의 용기였다. 청주 일원에서 양 실장의 일탈에 대한 소문이 꽤 확산됐고 몇몇 언론사에도 비슷한 제보가 전달됐으나 촘촘한 팩트 확인을 통해 기사로 내보낸 건 한국일보가 유일했다는 것이다. 당시 위원들은 ‘이 기사는 정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낳았으며 앞으로도 언제까지 후속기사를 더 양산할지 속단하기 어려울 만큼 충격파를 던졌다. 청와대 핵심참모가 연관된 사건을 용기 있게 파헤친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몇몇 언론사가 이른바 몰래카메라 테이프로 제보를 받고도 묵혔던 사건을 활자화한 것은 기자에게 용기와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 (연도순)

42 최규선 게이트(2002)
43 SK비자금 조성 및 이남기씨 정관계 로비(2003)
44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 호텔 향응 파문(2003)
45 쌀협상 이면합의 들통(2004)
46 "로드킬… 고속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으로"(사진·2005)

※연재 일정상 70개 특종 가운데 50개를 선별 게재하기 때문에, 일부(예: <43>SK비자금 조성 및 이남기씨 정관계 로비·2003) 특종은 소개되지 않습니다. 독자님들의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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