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도주 우려 낮아"
세계문화유산 선릉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이모씨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선릉을 훼손한 50대 여성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문화유산의 보존및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고 초범인 점과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하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피해 정도, 주거 및 가족 관계 등을 미뤄볼 때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낮게 판단했다.
이씨는 14일 오전 2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선릉에 무단 침입해 능 봉분(무덤에 쌓은 둥근 흙더미) 아랫부분에 지름 약 10㎝, 깊이 약 10㎝ 크기의 구멍을 뚫은 혐의를 받는다.
선릉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같은날 오전 11시 17분쯤 이를 발견해 "누군가 선릉에 침입해 봉분에 있는 흙을 파헤쳐 훼손시켰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범인을 추적해 이날 오후 5시40분쯤 경기도에 있는 자택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이튿날 경찰은 △선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국가지정문화재인 점 △국가유산청 관리 시설을 침입한 점 △최근 잇단 문화재 훼손사건 발생으로 모방범죄 우려되는 점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선릉은 조선 9대 왕 성종과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가 묻힌 왕릉으로 2009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현행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문화재를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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