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예능 '정글밥', '정글의 법칙' 꼬리표 우려 속 공개
김병만 아닌 류수영의 식도락 여정
현지 재료로 완성되는 한식, 이색 재미 선사
류수영으로 완성된 프로그램 정체성
'정글밥'이 류수영이라는 무기로 정체성을 구축했다. 정글 오지에서 재료를 채취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기존의 우려를 말끔하게 지웠다. '정글밥'의 키워드는 국위선양이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SBS '정글밥'은 배우 류수영이 이승윤 서인국 유이와 함께 정글 오지에서 구한 현지 식재료로 요리한 한식을 전파하는 식문화 교류기 프로그램이다. 론칭 소식이 전해진 후 '정글의 법칙'과의 유사성이 언급되며 '정글의 법칙'의 수장인 김병만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당시 SBS는 '정글밥'이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류수영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면서 제작기를 밝혔다.
이처럼 방송 전부터 '정글밥'을 지켜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는 '정글의 법칙'과의 비교 때문이었다. 특히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가 정글을 다시 조명하기 때문에 기시감에 대한 걱정이 있던 상황이다. 김병만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로 시작된 논란이 프로그램의 순조로운 출발을 막았다. 제작진은 '정글밥'은 분명히 '정글의 법칙'과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글밥'은 김병만의 표절 주장 외에도 '정글의 법칙' 그림자를 지워내야 한다는 숙제가 존재했다. 그간 많은 예능 PD들이 자가복제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김진호 PD는 새로운 변주를 꾀해야 했다.
이윽고 공개된 1회에서는 배경이 주는 분위기가 유사하긴 했으나 요리에 더욱 초점이 맞춰졌다. 이색적인 음식의 재료가 한식으로 어떤 식으로 버무려지는지 보는 재미가 컸다. 김진호 PD의 정면 돌파는 이유 있는 자신감에 나온 것이다.
류수영이 곧 '정글밥'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물론 이승윤 서인국 유이가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류수영이 없는 '정글밥'은 존재할 수 없다. 카이엔 고추를 넣은 도미 육수 문어 라면, 바누아투 붉돔 튀김 요리 등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류수영의 탁월한 요리 실력 덕분이다. 현지인들의 한식 체험 과정도 새로운 그림이다.
과거 요리와 해외 장사를 접목시켰던 예능들은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식으로 접근했다. 한류가 트렌드가 되면서 한식이 유명해졌고 지금은 잘 나오지 않는 그림이다. 여기에서 '정글밥'은 타스마테라는 생소한 곳에서 한식을 접하는 주민들을 강조했다. 류수영의 묵은지 참치 주먹밥을 받은 현지인들은 선뜻 먹지는 않았지만 맛을 본 후 엄지를 들어 올렸다.
앞서 류수영은 "우리의 한식 조리법을 전수하면 전 세계 한식이 살아남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예능 속 국위선양은 언제나 효과적이다. '서진이네'에서 '기생충' 배우를 찾는 손님들을 꼭 삽입하면서 손님들의 한식에 대한 예찬을 꾸준히 부각하는 이유다. 류수영이 '정글밥'에 참여하는 이유도 국위선양에 가깝다.
시청률은 어땠을까. 1회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4.3%를 기록했다. 화제성 지표인 2049 타깃 시청률 1.8%로 동시간대 방송한 교양, 예능, 드라마를 모두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6%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올해 방송된 SBS 신규 예능 첫 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우려를 딛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정글밥'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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