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재학 중 신입생 외모 평가 자료 만들어
3년 뒤 성희롱 논란, 뒤늦게 감사 통해 징계
"교대생 공공기관 종사자 아냐"… 파기환송
서울교대 재학 중 신입생 외모를 품평하는 책자를 제작한 초등학교 교사를 임용 후 징계한 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교대 재학생은 공공기관 종사자에 해당하지 않아 교육공무원법 상 징계시효(10년)가 아닌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해당 징계시효인 3년이 이미 지났다는 이유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교사 A씨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25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서울교대에 다니던 2015년 신입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내용을 넣은 '2016년도 신입생 소개 자료'를 만들었다. 남성 재학생과 일부 졸업생들이 함께 하는 남자 대면식에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19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이 자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성희롱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당시 자료 제작에 관여했던 졸업생 중 교원으로 임용됐거나 임용고시 합격생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2020년 3월 교사로 임용된 A씨는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그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A씨는 행정소송을 냈다.
쟁점은 교대생이었던 A씨를 공공기관 종사자로 규정할 수 있는지였다. 구 국가공무원법(2021년 6월 개정)상 징계시효는 3년이지만 공공기관 종사자나 사용자, 근로자가 성희롱 행위를 하면 10년이 적용된다. 구 교육공무원법(2020년 12월 개정)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업무 등과 관련한 공공기관 종사자 등의 성희롱 행위'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서다.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서울교대는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한다는 특수성이 있고 졸업 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초등학교 정교사(2급) 자격 조건을 갖추게 된다"면서 "공공기관 '종사자'이거나 '업무 등'과 관련 비위사실과 같은 행위를 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서울교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공공기관과 관련을 맺고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고는 당시 재학 중인 학생으로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에 의해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정한 역무를 제공받는 사람이었을 뿐"이라며 국가공무원법상 3년의 징계시효가 적용되는 게 맞다고 봤다. 이에 "피고의 징계 의결 요구는 비위사실이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년 3월 이뤄졌으므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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