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재확산 엠폭스... 8개월여 만에 검역감염병 재지정

2022년 6월 8일 지정, 작년 12월 1일 해제
검역관리지역은 콩고 등 아프리카 8개국
직항편 게이트에 역학조사관 등 배치

19일(현지시간) 변종 엠폭스가 확산 중인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무니기의 한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엠폭스에 걸린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무니기=AP 뉴시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재확산하는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가 8개월여 만에 다시 검역감염병이 됐다. 이제 검역관리지역 방문 뒤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무적으로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자로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으로 재지정하고 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에티오피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콩고,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하는 등 해외에서 엠폭스 확산세가 가팔라서다. 질병청은 2022년 6월 8일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했고,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감소하자 지난해 12월 1일 검역감염병에서 해제했다.

검역법상 국내에 유입될 우려가 큰 검역감염병은 콜레라, 페스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바이러스병 등 8개다. 엠폭스는 긴급 검역이 필요하다고 질병청장이 고시하는 검역감염병이다. 지난해 2급 법정감염병이었던 엠폭스는 국내 상황이 안정적이라 올해는 3급으로 하향됐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변종 엠폭스의 등장으로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민주콩고에서만 올해 들어 엠폭스 사망자가 570명이 넘고, 확진 또는 의심 사례는 1만6,700건에 이른다.

엠폭스 검역감염병 재지정에 따라 검역관리지역을 방문한 이후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등 전신 증상이나 발진이 있다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시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7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질병청은 인천국제공항 내 에티오피아 직항편 게이트에 역학조사관과 공중보건의사 등을 배치하고, 에티오피아 직항편 및 유럽과 중동을 경유하는 항공기의 오수 감시를 병행하는 등 검역을 강화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해외여행 중 모르는 사람과의 안전하지 않은 밀접 접촉과 설치류(쥐, 다람쥐) 영장류(원숭이, 유인원) 등 야생동물 접촉이나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