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삭소니' 작센주 드레스덴서 착공식
"지정학 위기 해소, TSMC·유럽 모두에 이득"
7조 원 보조금 투입... "과도하다"는 비판도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유럽 첫 생산 공장' 착공식이 20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렸다. 독일과 유럽연합(EU)은 해당 공장이 공급망 안전성 및 미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지만, 독일 정부가 생산 공장에 투입하는 보조금이 50억 유로(약 7조4,202억 원)에 달해 그만한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TSMC, 반도체 클러스터 작센에 '둥지'
독일 타게스샤우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작센주(州) 드레스덴에서는 TSMC가 주도하고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등이 참여하는 합작회사 ESMC가 건립하는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2027년 말 가동을 시작할 이 공장에서는 인공지능(AI) 및 차량용 반도체가 주로 생산될 예정이다. 2029년 전면 가동 시 연 48만 개의 실리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하다. 착공식에서 웨이저자(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생산 시설을 통해 TSMC의 혁신적 제조 방식을 유럽 고객에게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TSMC 공장 설립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EU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EU는 현재 약 9% 수준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기업, 연구소, 공과대학 등이 밀집해 있어 '실리콘 삭소니(작센)'로 불리는 작센주는 이러한 목표 달성에 최적화한 장소로 여겨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대만 또한 중국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에서 벗어나 반도체를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고 강조했다.
사업비 절반이 독일 보조금... 효과 의문도
독일은 자국을 유럽 반도체 생산 기지로 만드는 게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신규 공장을 작센주 옆에 있는 작센안할트주의 마그데부르크에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제조업 근간으로 하는 독일로선 핵심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생산이 가능해진다. TSMC 공장 유치로 약 6,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도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반도체 공급을 다른 지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TSMC 신규 공장 설립 사업비(100억 유로·약 14조8,272억 원) 중 절반을 독일 정부가 보조금 형식으로 부담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게스샤우는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쟁의 여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수준의 국가 보조금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이 TSMC, 인텔 등 선두 기업에만 천문학적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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