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국민의 뉴스 이용과 회피' 조사
회피 이유, '정치적 편향'과 '스트레스 유발'
사회 무관심, 허위정보 확산, 민주주의 퇴행 우려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의도적으로 뉴스를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회피가 사회문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 민주주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5월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뉴스 이용과 회피' 설문조사 결과를 간행물 ‘미디어 이슈’에서 22일 공개했다. 의도적으로 뉴스를 회피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국내에서 이를 주제로 대규모 심층 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1%(2,162명)가 뉴스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50대와 스스로를 정치적으로는 보수, 경제적으로는 하층이라고 응답한 이들의 뉴스 회피 비율이 높았다.
이들이 뉴스를 일부러 보지 않는 것은 분열적인 국내 정치와 연관이 깊다. 뉴스 자체의 문제로 인한 뉴스 회피 이유를 물었더니 ‘뉴스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어서’(5점 척도 중 3.79)가 1위였다. 응답자들은 뉴스가 보기 싫어지는 상황 1위로도 ‘정치적인 사건, 이슈들이 너무 많을 때’(63.9%)를 꼽았다. 또 보고 싶지 않은 뉴스 1위도 ‘국내 정치(정부, 정당, 국회 등)’ 부문(44.1%)이었다. 결국 언론 매체별 정치 뉴스의 편향성이 뉴스를 피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란 뜻이다.
뉴스를 피하는 개인적인 이유 1위는 ‘스트레스를 받아서’(5점 척도 중 3.58)였다. ‘너무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쳐서’(3.33) ‘뉴스를 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3.30)가 뒤를 이었다. 뉴스 회피자들은 ‘채널을 바꾸거나 다른 콘텐츠로 이동’(76.3%)해 뉴스를 피했고, 뉴스를 회피한 후의 효과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다’(3.30) ‘감정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로워졌다’(3.24) 등을 꼽았다.
그러나 개인의 뉴스 회피가 사회에는 잠재적 위험이 된다. 이번 조사를 시행한 연구진은 “사회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증가하고 중요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유권자와 국민의) 사회 참여 의지도 약화될 수 있다”며 “가짜뉴스(허위 정보)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언론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으며 이런 결과들이 축적되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언론이 사람들이 원하는 뉴스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조사에서 뉴스 이용자들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많이 쏟아지는 반복적인 뉴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언론은 뉴스 이용자들이 원하는 균형 잡힌 뉴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 문제 지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해결책을 같이 제시하는 ‘건설적인 저널리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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