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주의·독립성·효율 보장해야
유엔(UN)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들이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의 군 사망사건 유족들에 대한 수사의뢰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권센터는 2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 로울러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등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를 통해 한국 정부에 보낸 공식 외교 서한과 정부의 답변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김 보호관이 면담을 위해 방문한 군인권센터 활동가들과 유가족으로부터 감금과 협박을 당했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의뢰를 하자 센터는 3월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 진정서와 긴급청원서를 제출했다. 특별보고관은 6월 25일 한국 정부에 해당 서한을 보냈으며 정부는 지난 23일 답변을 제출했다.
센터가 공개한 유엔의 공식 외교 서한에 따르면, 특별보고관들은 군활동가와 유가족들이 소송을 당하고 수사를 받게 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가인권기구의 설립 규범을 내용으로 담고 있는 '파리원칙’을 언급하며, 인권위가 갖춰야 할 다원주의, 독립성, 효과성을 강조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군인권센터 소장 및 활동가, 유가족에 대해 적용한 혐의와 수사 상황이 국제법적 의무에 부합하는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인권위원 선발 절차를 보장하기 위해 취한 법개정 조치는 무엇인지 △국가인권기구의 다원성, 독립성,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처한 조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정부는 "수사 중 사건이라 정보 제공이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김 보호관의 입장문 등을 제공했다. 이어 인권위의 독립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에 대해선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센터는 유엔이 한국 인권위가 가진 문제를 지적했다고 봤다. 임태훈 소장은 "한국의 인권위가 정치 논리에 좌우되며 무자격 인권위원들이 언제든 양산될 수 있는 구조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인권 인사 인권위원장 임명 등으로 독립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엔 특별보고관에 한국 정부에 대한 공식 방문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특정 인권 주제나 국가 내 인권 상황을 보고하고 견해를 제공할 임무를 부여받은 독립적 인권 전문가다. 사안에 따라 긴급조치, 항의서한, 기타질의 및 방문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활동 내용은 유엔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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