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E&S 합병안 주총 통과
SK이노의 참석 주주 85.75% 찬성
초대형 민간 에너지기업…자산 '100조 원'
남은 변수는 반대 측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합병 후 다양한 주주친화정책 적극 검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면서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초대형 민간 에너지 기업의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SK그룹의 운명이 걸린 사업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작업)도 최대 고비를 넘기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을 뒷받침할 힘을 얻게 됐다.
SK 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 E&S와의 합병 계약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 결과, 참석 주주의 85.75%가 찬성해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SK E&S도 이날 주주총회에서 두 회사 합병안을 승인했다.
이날 합병안 승인을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앞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참석한 외국인 주주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합병 법인은 자산 100조 원, 매출 88조 원에 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과 배터리 사업,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에너지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번 합병은 각자의 영역에서 시장을 선도해 온 두 회사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재결합하는 것"이라며 "시너지를 실현해 2030년 기준 연간 약 2조2,000억 원이 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추가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는 변수…"충분히 감당"
다만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청구 규모가 합병법인 출범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표를 행사한 국민연금 지분율 6.36%(608만9,654주)를 비롯해 이날 반대표를 던진 주식 수는 총 824만4,399주다.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격(11만1,943원)을 따져보면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전부 신청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매수해야 하는 금액이 약 9,229억 원에 달할 수 있다. 회사가 설정한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한도인 8,000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은 9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회사 측은 해당 비용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 사장은 한도 금액을 넘으면 어떻게 대응할지 묻는 주주에게 "만약 주매청 규모가 8,000억 원을 초과한다면 이사회와 협의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회사 내부 현금이 1조4,000억 원 이상이라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SK온의 정상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전기차 시장 전체의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을 통해서 시장 수요 회복이 더뎌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노력에 더해 시간이 맞춰진다면 생각하는 기간 내에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고 합병을 잘 마무리해 전력·LNG·배터리와 같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간다면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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