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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재생에너지 많이 쓰고 싶다…유연한 지원·제도 필요"

입력
2024.08.30 07: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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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RE100 동향과 한국의 대응' 토론회]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
韓, 재생에너지 조달 장벽 가장 높은 국가
고비용, 공급옵션 부족, 제도적 걸림돌 등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일보 RE100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일보 RE100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돕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영준 지속가능경영원장은 29일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은 발전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요국들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투자 시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RE100 동향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에서 'RE1001'을 이행해야 하는 기업의 현안 및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2023년부터 '그린에너지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공급망 내 기업 RE100 이행·재생 에너지 사용 '원스톱 지원 체계' 등을 구축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조 원장은 한국의 경우 미국, 일본, 영국 다음으로 RE100 가입 기업이 많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비중은 9%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LCOE)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는 설비 부지 확보, 높은 토지 비용 및 인허가 금융 비용 등이 많이 들어 다른 국가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싸져야 질 좋은 상품을 활발하게 팔 수 있지만 높은 재생에너지 비용을 기업이 무한정 부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등 정부 보조금 제도는 재생에너지를 발전 단가를 낮추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2027년까지 5년 동안 100억 유로를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재생에너지 공급망 설비 확보로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청정에너지 투자액 세액 공제율을 6%에서 30%까지 높였다. 그 결과 발전단가가 태양광 40달러에서 24달러 선으로, 육상 풍력은 35달러에서 15달러로 뚝 떨어지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재생에너지 조달의 주요 수단인 PPA(전력구매계약)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게 조 원장의 주장이다. PPA는 전기 사용자가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사는 제도로 재생에너지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어 RE100 이행 수단 중 가장 널리 쓰인다. 그러나 한 사업장 내에서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와 직접 계약하는 '직접 PPA'와 한전에 망사용료를 추가로 내고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 '제 3자 PPA' 방식을 동시에 계약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아 활용도가 떨어진다. 조 원장은 "글로벌 PPA 건수는 8년 새 10배 늘었지만 한국은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며 "기업이 희망하는 방식으로 PPA를 활용할 수 있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1 RE100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했으며,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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