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모두 벌금 200만원 유죄 판결
대법원 "폭행 가능성 배제한 건 잘못"
원심 파기… 사건 서울중앙지법으로
운전 연수생의 허벅지를 가격한 강사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만진 게 아니라 때렸다는 피해자 진술 등을 근거로 이를 폭행이 아닌 추행으로 인정한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면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운전 연수 중 수강생의 허벅지를 밀친 운전강사 A씨에 대한 강제추행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1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7월 운전 연수를 받던 B씨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밀치는 등 세 차례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판단도 같았다.
반면 대법원은 "원심 판결 이유를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A씨 범행이 추행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3회 강제추행 중 '허벅지를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린' 부분에 주목했다.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B씨는 "A씨가 주먹으로 오른쪽 허벅지를 1회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고 증언했다. B씨는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허벅지를 밀치듯이 만진 사실이 있나요'라는 검사 질문에 "만진 게 아니라 가격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근거로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위를 밀친 행위에 대해 폭행 가능성 내지 폭행의 고의를 배제한 채 곧바로 추행의 고의를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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