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어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증가했지만
20대와 40대 취업자수 20개월 이상 감소
경제활동인구 중 257만 명은 '그냥 쉰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약 12만 명 늘며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고용률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8월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고령층 일자리가 고용 증가세를 주도하는 데다,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했다.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를 기록해 한계도 뚜렷한 모습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3,000명 늘었다. 올해 1~2월 30만 명대로 증가하다가 5월(8만 명)·6월(9만6,000명) 들어 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 7월(17만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15세 이상 고용률(63.2%)과 실업률(1.9%) 모두 각각 역대 최고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업의 질을 들여다보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선 60세 이상 취업자가 23만1,000명 늘었다. 30대(9만9,000명)와 50대(3,000명)에서도 취업자가 늘었으나 고령층 증가세에 크게 못 미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2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2만4,000명, 6만8,000명 쪼그라들었다. 고령층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2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22개월, 26개월 연속 줄고 있다.
업종별로도 제조업 취업자가 3만5,000명 줄면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부진이 지속된 탓에 도매 및 소매업도 5만5,000명 감소했고, 건설업 취업자는 8만4,000명 위축됐다. 건설업 취업자 감소폭은 2013년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치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8월 폭염 등 날씨요인 탓에 건설업과 같은 야외활동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쉬었음 인구는 25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000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앞서 7월에도 7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로, 노동시장에서 더 이상 일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고용률이 좋다고 자찬할 게 아니라,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구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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