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9월에 환자 가장 많은데
추석 연휴까지 넘실대는 폭염 기세
충분한 가열로 익혀야 식중독 예방
기록적인 폭염을 쏟아낸 여름이 지났어도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작열한다. 추석 연휴에도 예년 이맘때 느끼지 못했던 땀방울이 목덜미를 따라 흘러내릴 지경이다. 예상치 못했던 바는 아니다. '가을의 시작' 입추(立秋)나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다는 '처서(處暑) 매직' 같은 이십사절기가 올해는 무색했으니.
추석은 1년 중 먹거리가 가장 풍성한 시기인데 올해는 더위가 오버랩됐다. 차례상에 올리거나 오랜만에 가족과 먹을 음식을 장만하는 이들은 급등한 장바구니 물가에 더해 시름이 또 늘었다. 정성을 쏟아 마련한 음식이 쉬이 상할 수 있어서다. 그런 음식을 먹을 경우 명절의 불청객 식중독(食中毒) 위험은 커진다. 직접 조리하지 않고 음식을 사 먹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음식으로 인한 질환... 구토 설사는 기본, 심하면 신경마비 근육경련도
16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로 인해 소화기가 미생물에 감염되거나 유독 물질에 의한 독소형 질환이다.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와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고 세균성 독소가 원인일 경우 신경마비와 근육경련, 의식장애가 생길 수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에는 식중독의 정의부터 원인 조사 및 피해 예방, 식중독대책협의기구 설치 및 운영, 환자 발생 시설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 매일 먹는 음식의 문제인 데다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의미다.
식중독이 가장 많은 계절은 단연 여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식중독 359건(환자 수 8,789명) 중 여름철(7~9월)에 33.7%인 121건(4,130명)이 발생했다. 특히 7, 8월이 아닌 9월에 식중독(43건)과 환자 수(1,590명)가 가장 많았다.
식중독 원인 병원체는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 병원성대장균 등인데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계절별로 구분된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인 12월부터 이듬해 1~3월, 살모넬라와 병원성대장균은 기온이 높은 7~9월에 집중된다. 따라서 이번 추석 연휴에도 살모넬라와 병원성대장균으로 인한 식중독을 경계해야 한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주로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고,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가열·조리 없이 먹는 채소나 육류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예방이 최선... 깨끗한 조리 환경 유지도 중요
음식이 살모넬라 등 식중독균에 오염돼도 냄새나 맛은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오염 여부 확인이 어려운 만큼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식은 끓이거나 익혀서 먹는 게 식중독을 피하는 지름길이다. 식약처는 "육류나 가금류는 중심 온도 75도 이상으로 1분 넘게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하고, 가열하지 않는 채소류는 염소 소독제에 5분간 담근 뒤 수돗물로 3회 이상 세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생물이 증식할 수 없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칼과 도마 등 조리 도구는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육류·생선, 채소·과일 등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생고기나 달걀 등을 만진 뒤에는 손을 씻고 다음 조리를 이어가야 한다. 또한 조리를 마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즉시 먹지 못한다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국회 보건복지위원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식중독 비상'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매년 심화되는 폭염으로 식중독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석 연휴에 국민들은 철저하게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식약처는 예방 활동을 강화해 식중독 발생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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