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 자산가 상원의원이 '숙박 지원' 논란
"납세자 돈 안 들어… 어떤 부모도 같은 선택"
부인의 고급 옷 '늑장 신고' 로 구설 오르기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7월 조기총선 기간 중 아들의 시험공부를 위해 수천만 원 상당의 숙박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인 빅토리아 여사가 고급 의류 등을 선물로 받고서도 늑장 신고를 한 사실로 논란에 휩싸인 와중에 또다시 구설에 오른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지난 5∼7월 노동당 소속 자산가인 와히드 알리 상원의원으로부터 2만437파운드(약 3,600만 원) 상당의 숙박 서비스 지원을 받았다. 부적절한 편의 제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스타머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총선 때 집 밖에 수많은 기자들과 시위대가 있었다"며 "인생에 한 번인 GCSE(중등 교육과정 수료 시험)를 치르는 16세 아들에게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알리 의원 소유의 숙소를 사용한 만큼 "납세자의 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부모라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영국의 관련법상 하원의원은 정치 활동과 관련해 선물이나 기부를 받고 28일 이내에 의회 당국에 적법하게 신고하면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빅토리아 여사,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등 스타머 총리 주변 인물들의 '공짜 선물 수수' 논란과 맞물려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동당 정부가 재정 압박으로 공공부문 지출 삭감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치 지도자들은 '특별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분위기다.
영국 가디언은 스타머 총리가 노동당 대표에 오른 뒤 지금까지 신고한 선물·기부 총액이 총 10만 파운드(약 1억7,500만원)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축구 경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무료 관람권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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