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착공, 내년 개점키로 했으나
100여 개 조항 일일이 따지며 협상 中
市 "절차 상당히 진행, 무산 가능성 낮아"
호남권 최초로 전북 익산시에 들어설 미국계 대형 유통 기업 코스트코 착공이 당초 계획과 달리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주와 코스트코 측 간 협상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코스트코 입점 무산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코스트코 본사와 왕궁면 코스트코 입점 부지 소유주 간 토지 매입 협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코스트코코리아·전북자치도·익산시가 지난 5월 8일 점포 개점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후 약 5개월째다.
협상 방식은 코스트코 측이 부지 매입과 관련해 제시한 요구 조건에 대해 토지주 측과 의견을 주고 받는 식이다. 코스트코 사업 의향서엔 100여 개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영문 번역, 법적 검토 등을 거치다 보니 조항 하나에 대한 협상을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트코 익산점은 왕궁면 3만7,000㎡ 부지에 800억 원을 들여 조성될 예정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이르면 내년 문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협상 절차가 늦어지면서 착공·개점 시점도 현재로선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지역에선 코스트코 입점이 한 차례 무산됐던 만큼 이 같은 절차 지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익산시는 2021년 12월 300억 원을 투입해 왕궁 물류단지 내 5만㎡ 부지에 2023년까지 매장을 짓기로 하고 입점 절차를 추진했다. 그러나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이 서류 미비 등 협상 요건을 갖추지 않자 ㈜코스트코코리아는 결국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며 지난해 1월 25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익산시 측이 대체 부지 3~4곳을 코스트코 측에 제시해 설득에 나섰고, 코스트코 측은 현장 실사를 통해 지난해 9월 왕궁면 일대를 낙점했다.
유통업계에선 “코스트코는 협약 조항에 있는 세부 사항을 세밀하게 검토하기 때문에 유치부터 개점까지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 코스트코 인천 청라지구점은 2019년 업무협약 체결 후 5년 만인 올해 8월 문을 열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협상이 상당히 진행된 데다 입점 절차 과정에서 예산도 일정 부분 투입됐기 때문에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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