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바움, 멕시코 200년 첫 여성 대통령
장관 절반 여성… "젠더 폭력 근절" 발표
판사 직선제·치안 불안·재정난 등은 과제
멕시코 200년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열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여권 신장 및 복지 정책 확대 등을 앞세우며 '새 시대' 개막을 알렸지만, 마약 카르텔 폭력과 국가 재정난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멕시코시티에 있는 연방 하원 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올해 62세인 셰인바움 대통령은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으로,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다.
지지자들 "쁘레시덴따" 외치며 환영
이날 취임식은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로 가득 찼다.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뜻하는 스페인어 여성형 명사 '쁘레시덴따'(Presidenta)를 외치며 1824년 멕시코 건국 이래 첫 여성 대통령 등장을 환영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부처 장관 절반에 여성을 임명하고, 악명 높은 여성 폭력을 근절할 정책을 내놓는 등 지지자들의 기대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우리 여성들이 나라의 운명을 이끌기 위해 도착했다"며 "변화, 여성, 정의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임 대통령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최저임금 인상, 공공 의료서비스 확충 등 전임 행정부의 복지 정책 기조를 계승·확장하겠다는 취지였다. AP는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지지율이 70%대에 달했다"며 "셰인바움 대통령이 지난 6월 대선에서 59.7% 득표율로 승리한 것 역시 전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인사 다수가 전임 대통령 충성파"
다만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강력했던 국정 장악력이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집권 여당이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영향력 아래 뭉쳐 있는 탓에 셰인바움 대통령이 '꼭두각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세인바움 정부 주요 인사 다수가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충성파"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당내 역학은 전임 행정부가 남겨놓은 과제 해결 과정에서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삼권분립 훼손 논란에 휩싸였던 '판사 직선제' 추진 △마약 카르텔 폭력에 따른 치안 불안 △분배 정책에 따른 재정난 등이 대표적인 잠재적 갈등 요소다. 싱크탱크인 멕시코 에발루아의 루이스 루비오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언젠가 셰인바움 대통령은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고 이는 정치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상황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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