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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받으며 성장하는 아역배우들…달라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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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받으며 성장하는 아역배우들…달라진 위치

입력
2024.10.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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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촬영 현장에서 고충 겪었던 아역배우들, 현재는?
동료로 존중 받으며 서사 한 축 담당
유나·박소이·문우진…차세대 배우로 꼽히는 아역배우들

아역배우 유나는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의 딸로 등장,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SBS 제공

아역배우 유나는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의 딸로 등장,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SBS 제공

아역배우들의 위치가 달라졌다. 과거 현장에서 휴식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아역배우들은 이제 한 명의 연기자로 존중받고 있다. 아직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지만 아역배우들은 성인들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이야기의 한 축을 도맡는 중이다.

최근 배우 김민희는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시절 학대 수준의 열악한 환경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당시를 두고 김민희는 "13세 때 혹한기에 촬영, 밤부터 아침까지 쫄쫄 굶어야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의 말처럼 과거 많은 아역배우들은 현장에서 휴식권, 수면권 등을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 발표 기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 예술인 중 하루 수면 시간이 4~6시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7%, 폭언이나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사례 또한 있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개선 방안을 공표하면서 아역배우의 대우는 조금씩 개선됐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15세 이상 청소년 대중문화 예술인의 용역 제공 시간(근로 시간)을 주 최대 46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 촬영 당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봉준호 감독이 아역배우를 보호하기 위해 야외 촬영을 취소하고 블루스크린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업계의 미담으로 남았다. 추후 봉준호 감독은 특수효과 사용한 추가 비용에 대해서 "아역배우의 보호를 위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배우 박소이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역배우의 대표주자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소이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역배우의 대표주자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작 환경이 달라지면서 아역배우들은 본격적으로 날개를 활짝 피기 시작했다.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하나의 연기자로 대우를 받는 것이다. 특히 아역배우들이 극중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던 것에 그치지 않고 서사의 주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콘텐츠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다양성을 가진 이야기들이 많아지며 아이들을 독립적인 인물로 다루는 작품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남지현은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아역배우들은 과거와 다르다. 같이 작품을 하는 동료로서 몸이 좀 더 작을 뿐 같은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역할만 다를 뿐 똑같은 연기자다. 과거엔 아역배우의 역할이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하나의 역할로 나온다"라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차은경(장나라)과 김지상(지승현)의 딸 김재희로 분한 배우 유나는 몰입도 높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부모의 갈등을 눈으로 직면하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인물을 소화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소이 또한 업계가 주목하는 아역배우다. 2012년생임에도 성인 못지않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영화 '담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으로 황금촬영상 아역상, 청소년 연기상 등 다수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드라마 '악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며 차세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생인 문우진은 박서준 차은우 김수현 등 톱배우들의 아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와 영화 '하이재킹' 등에서 적지 않은 분량으로 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잘 큰 아역배우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박은빈 이세영 유승호 김유정 등은 긴 시간을 거쳐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이들은 아역배우에서 성인 배우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간 쌓은 경험과 내공을 발휘,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기반을 다진 아역배우들이 미래의 K-콘텐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즐거운 기대감이 모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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