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반도체 수출 366억 달러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은 갈수록 ↓
8일 삼성전자의 2024년 3분기(7~9월)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줄줄이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3분기 국내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메모리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의 6~8월 실적이 6년 만에 최대치를 찍지만 이런 소식이 전해진 뒤 공개된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실적 전망은 모조리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기업의 인공지능(AI)발 반사이익이 제한적인 데다 개인용컴퓨터(PC), 가전 등 전통적 수요도 살아나지 못하면서 시장의 기대가 현실보다 지나친 것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0조9,000억 원, 영업이익 10조7,000억 원으로 일주일 전(매출 81조4,000억 원, 영업이익 11조2,000억 원)보다 떨어졌다. 석 달 전 전망(매출 83조6,000억 원, 영업이익 13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수조 원대 하락이다. 정도는 덜하지만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일주일 전보다 약간(매출 18조 원→17조9,000억 원, 영억이익 6조8,456억 원→6조7,559억 원) 내렸다.
이런 진단이 무색하게 1일 발표된 우리나라 3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366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적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진입한 2018년 3분기(수출액 343억1,000만 달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폭증한 2021년 3분기(348억9,000만 달러) 때 수출액 기록을 깼다. 그러나 이후 나온 국내 증권사 보고서 6개는 하나같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을 이전보다 낮췄다.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을 이전보다 어둡게 본 이유를 정리하면 ①두 회사 실적을 뒷받침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기대보다 덜 올랐고 ②그 배경에 PC, 가전 등 전자기기 판매 회복이 더뎌 이 제품들에 쓰이는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이다.
AI발 반도체 호재 주력 분야 따라 극과극
이런 이유로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낸 보고서보다 메모리 반도체의 물량, 평균가격을 모두 낮춰 3분기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IBK증권은 정부 9월 수출입동향 발표 직후인 2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내며 D램 평균가격(ASP)이 2분기보다 12% 올랐다고 가정해 실적을 계산했는데, 이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가정한 16%보다 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날 신한투자증권 역시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전망을 이전보다 낮추면서 D램 평균 가격 증가 폭을 13.5%에서 12.4%로 낮췄다. ③PC와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판매가 기대보다 낮은 탓에, 이 사업을 실적에 반영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이 SK하이닉스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다 ④재고평가 손실,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은 기대보다 더 안 늘었다는 진단이다.
애초에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전 반도체 호황기인 2018년 3분기, 2021년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각각 65조4,000억 원(영업이익 17억5,000억 원), 73조9,000억 원(15조8,000억 원)으로 4일 기준 2024년 3분기 컨센서스 80조9,000억 원을 한참 밑돈다. SK하이닉스 역시 2018년 3분기 매출은 11억4,000억 원(영업이익 6조4,000억 원), 2021년 3분기 매출은 10억3,000억 원(영업이익 2조6,000억 원)에 불과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전자기기 수요 회복, AI인프라 경쟁의 반사이익을 보는 데에 한계가 뚜렷한 데도 기대치를 너무 높여 계산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대만 TSMC의 경우 2018년 3분기 매출이 84.9억 달러에서 2021년 3분기 148.8억 달러, 2023년 172.8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3분기에는 약 224억 달러를 낼 것으로 예상돼 6년 만에 2.5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