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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만 되고, 간호사는 안 된다?... 골수 채취 자격 두고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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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만 되고, 간호사는 안 된다?... 골수 채취 자격 두고 공방전

입력
2024.10.08 18:28
수정
2024.10.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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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네 번째 소부 공개변론 진행
간호사 의료법 위반 사건 상고심
검사 방식·의료계 현실 듣기 위해
검찰·피고인 측 참고인 신문 진행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마취와 진단행위가 포함되는 게 골수검사입니다. 전문간호사라고 업무 범위가 넓어지진 않습니다." (검찰 측 의사)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복잡한 절차가 아니라 의사가 감독할 건 사실 없습니다." (피고인 측 의사)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1호 법정에 의료인, 법조인,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방청석을 가득 채웠다. 이날로 세 번째 맞붙은 검사와 변호인 측 공방을 주심 오경미 대법관 등 대법관 세 명이 지켜봤다. 치열한 공방은 예정된 시간을 한 시간 넘겨 세 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통상 서면심리로 변론 없이 판결하는 대법원 소부 사건에서 공개변론이 진행된 건 네 번째다. 마지막 소부 공개변론은 2022년 3월이었다.

이 사건은 2018년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고발로 시작됐다. 협의회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종양전문간호사가 '골막 천자'를 하는 것을 문제 삼아 병원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막 천자는 혈액·종양성 질환 진단을 위해 바늘로 골수를 뽑아내는 검사다.

쟁점은 이 검사가 의사만 할 수 있는 행위인지, 만약 '진료보조행위'에 불과하다면 얼마나 구체적인 의사의 지시∙감독이 있어야 하는지다. 현행 의료법상 개별 행위에 대한 판단은 규정돼 있지 않고, 내년 6월 시행 예정인 간호법에도 지원업무 범위는 명시되지 않았다.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대법원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골막 천자의 구체적 시행 방법과 의료계 현실을 직접 듣기로 결정한 뒤 검찰과 피고인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5인을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청취하고, 질의하기 위해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검찰은 침습적 검사(신체의 절개나 관통이 필요) 방식으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유죄 취지 주장을 이어갔다. 검찰 측 참고인인 정재현 해운대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의사는 "마취제가 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심장에 위해가 될 수 있는데 간호사는 응급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며 "전문간호사라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은 "골막 천자는 숙련된 간호사가 의사보다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다"며 검찰 측이 이례적 사례를 들어 위험을 침소봉대한다고 반박했다. 윤성수 서울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전문간호사를 찾는다"며 "이 검사만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대법관들은 참고인 신문 과정에서 "부작용 우려에도 아산병원이 전문간호사에게 검사를 맡기기로 결정한 정책적 이유는 뭔지"(김상환 대법관) "혈액환자협회에선 전문간호사 검사에 찬성 의견을 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오경미 대법관) 등을 물었다. 이 사건 선고 일자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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